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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그 후]"선생님 아무것도 못하잖아요"…교육현장 바뀐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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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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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5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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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그 후]"선생님 아무것도 못하잖아요"…교육현장 바뀐게 없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오히려 가해 학생도 '선생님은 어차피 아무 것도 못하지 않냐'고 말하기까지 했어요."

지난 6월 30일 경기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교권침해 현장에 함께 있었던 피해 교사 A씨(31)는 최근 기자에게 "그 때 이후 바뀐 게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6학년 B군은 동급생과의 싸움을 말린 담임교사에게 목공용 양날톱을 휘둘렀다. 학생은 담임교사와 이를 말리려는 A씨에게 "때리는 것만 보고 상황 파악 못하면서 XX 윽박지르고 XX했다. XX 새끼", "뭘 째려봐. 이 XXX아 죽여버린다. XXX"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B군은 이 사건으로 등교중지 30일, 심리치료 20회 처분을 받았다. 학생의 보호자에게도 심리치료 10회 결정이 내려졌다.

심리적 충격을 받은 담임교사와 A씨는 사건 이후 몇 주간 병가에 들어갔다가 방학이 끝나고 복직했다. 하지만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B군은 현재 병원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B군에 대한 등교중지 기간은 이미 종료돼 심리치료를 마치고 나면 다시 학교에 돌아온다. 학급 교체 처분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 교사는 B군과 마주쳐야 한다. 사실상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가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급교체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학급교체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도 "학급 외 교육 등 가해 학생을 피해 교사로부터 분리하는 다른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활동 침해' 매년 2000건 이상…"현행 초·중등교육법 개정해 교권 보호 필요"


수업 중 교단에 드러누워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학생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수업 중 교단에 드러누워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학생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수원 초등학생 사건 이후에도 교권 침해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도 충남 홍성의 한 중학교에서 수업 중인 교사 옆에서 남학생이 드러누워 휴대폰을 보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해당 교사의 다른 수업 시간에 한 남학생이 상의를 탈의한 채 수업을 듣는 영상도 올라왔던 것도 확인됐다.

교사들은 교권 침해 사건을 두고 "언제든지 사건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입 모아 말한다. 교사들은 교사와 학급 친구들을 위협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즉시 신고, 보호조치, 징계, 교육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문제 행동하는 학생에 대해서 '지도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라'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청주에서 근무하는 초등학생 교사 김모씨(32)는 "최근 교사가 큰 소리만 내더라도, 조금이라도 발악하는 학생을 붙잡기만 하더라도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시대"라며 "교사들은 점점 더 '교육'을 포기하고 '보육'만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중학생 교사 C씨는 "문제 학생을 교사가 방관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같은 반 학생들이 지게 된다"며 "교권 보호는 결국 그 교사가 책임지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9~2021년 전국에서 접수된 교육활동 침해행위 6128건이 접수됐다. 2020년 코로나19 (COVID-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으로 감소했던 전국 초·중·고 교권 침해 사례는 지난해 대면 수업 증가와 함께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나 2269건을 나타냈다.

교권침해 사례는 학생 체벌 금지가 시행된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급증해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됐던 2012년 8000 건에 육박하며 정점을 찍었다. 최근 5년 동안에도 해마다 2000여건 안팎의 교권침해 사례가 발생했다. 2000여 건은 교육부에 공식적으로 신고된 교권 침해 사건일 뿐 실제로 학교 내부에서 종결하거나 교사 선에서 정리하는 침해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권침해 행위를 처벌한 사례는 손에 꼽힌다. 최근 3년(2019~2021년)간 접수된 교권 침해 사건 6128건 중 교육청이 학생이나 학부모를 '교원지위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경우는 14건에 불과하다.

교원단체는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는 '교사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고 돼 있다.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가 교육활동에 포함되는지 명확하게 드러나 있지 않아 교사가 문제 학생에게 정당한 생활지도 행위를 하더라도 아동학대로 고소당할 위험이 있다고 교원단체들은 주장한다.

교원단체 의견을 반영해 지난달 18일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에는△교원에게 법령에 따른 '생활지도권' 부여 △교권보호위원회 처분에 따른 교권 침해 이력의 학생부 기록 △교권 침해 학생과 피해 교원 분리 조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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