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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모은 8조원, 日 지역소멸 막았다"… '고향납세제'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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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명 기자
  •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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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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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지방시대와 고향사랑기부금(下)

[편집자주] 인구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정부가 고육지책 중 하나로 찾은 고향사랑기부금제가 내년부터 본격 도입된다. 기부자는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받을 수 있고, 지방정부는 기부금을 모집해 지역재정을 늘릴 수 있다. 모집한 기부금은 지역 문화사업에 투자하거나 지역주민 복지 증진에 활용된다. 개인의 자발적 기부가 국가균형발전에 직접 보탬이 되는 길이 처음 열리는 셈이다. 시행 100일을 앞둔 고향사랑기부금제의 준비상황과 과제를 짚어본다.


日 지역소멸 대안 '고향납세제' 뭐길래..8조 끌어낸 성공 비결은


"십시일반 모은 8조원, 日 지역소멸 막았다"… '고향납세제' 뭐길래
정부가 지역소멸 대안으로 제시한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했다. 우리보다 먼저 심각한 지역소멸을 경험한 일본은 지방정부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08년부터 고향납세제도를 시행했다. 이 제도는 기부자가 지방자치단체에 고향납세(기부)를 하면 기부액 가운데 2000엔이 넘는 금액에 대해 일정 상한까지 국세와 지방세에서 전액 공제해준다. 기부자는 일본 지역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국세가 아닌 지방세 공제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는데 일본의 경우 처음부터 지역간 경쟁을 유도한 측면이 있다.

일본도 제도가 자리를 잡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제도 시행 첫 해 기부금 수입 규모는 81억엔(약 820억원)에 그쳤고 2013년까지 6년간 비슷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세금공제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원스톱특례제도를 도입하면서 기부금 규모가 늘기 시작해 지난해 기부금 규모는 8320억엔(약 8조원)에 달했다. 지자체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고향납세 취지에 어긋나는 답례품이 쏟아지는 부작용 등을 겪긴 했지만 지금은 일본에서도 성공적인 제도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의 경우 우선 40여만개의 다양한 답례품이 기부자들의 주머니를 열었다. 지역들은 기부금 유치를 위해 특산품에만 머무르지 않고 빈집 관리대행이나 각종 체험 답례품을 앞다퉈 내놨다.

2016년 아이치현에서 거주하는 가족이 오이타현 동물원 원숭이의 이름을 지어주고 기념 행사를 갖고 있다./사진=오이타현 타카사키야마 자연동물원 홈페이지
2016년 아이치현에서 거주하는 가족이 오이타현 동물원 원숭이의 이름을 지어주고 기념 행사를 갖고 있다./사진=오이타현 타카사키야마 자연동물원 홈페이지
기부자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답례품들도 주목을 받았다. 오이타현 오이타시는 동물원에서 갓 태어난 새끼 원숭이들의 이름을 지어주는 권한을 답례품으로 제공했다. 어린이를 키우는 가정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는데 어린이들이 자신이 이름을 지어준 동물을 보러 가기 위해 부모와 함께 여러 차례 동물원을 방문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기증형 답례품도 고향납세제도의 흥행을 이끌었다. 기부자가 기부하면 해당 지자체는 지역내 도움이 필요한 육아가정 등에 답례품을 지원해준다. 야마가타현 나가이시는 비영리법인과 손잡고 아이가 태어난 가정에 육아용품 등이 들어간 베이비박스를 보내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자체가 육아에 대한 지원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면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일본 전역의 가정으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은 사례로 꼽힌다.

도쿠시마현은 재해시 인명구조 활동을 하는 재해구조견, 병원에 입원한 환자 등을 만나는 테라피견 등을 키우는 훈련비용을 기부금으로 모집했는데 이 역시 기부금 활용의 모범 사례로 자주 소개된다. 이같은 활동이 유기견들의 도살처분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 등을 알리면서 많은 기부금을 모았다.

지역 특산품 경쟁력이 없는 지자체들은 특산품의 범위를 광역 단위로 넓히기도 했다. 예를 들어 고베 와규는 고베시 뿐만 아니라 효고현 전체의 특산품으로 정해졌다. 고베 지역에 한정하면 지역 내 다른 소도시의 답례품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서다. 인접한 지자체(시정촌)끼리 손을 잡고 공동 답례품을 개발한 사례도 있다. 시마네현 오다시와 미사토초는 호텔숙박권과 와인을 패키지로 제공하면서 경쟁력을 갖췄다.

인구 5000여명에 불과한 홋카이도 카미시호로정은 고향납세제도에서 가장 돋보이는 지자체다. 2020년 기부건수만 10만4020건(17억엔)에 달했다. 카미시호로정 인구 수의 20배 규모였다. 카미시호로정은 전체 지역 면적의 76%가 산림지역이지만 교육과 돌봄에 중점을 두고 지역만들기 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1만엔부터 30만엔까지 기부금액대별로 총 90개의 답례품을 준비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렇게 모집한 기부금으로 2016년부터 지역 내 어린이집 보육료 무료지원과 외국인 교사를 채용한 영어교육, 교직원 확대 등을 실현했다. 2014년 4884명까지 떨어졌던 인구는 2018년 다시 5000명을 넘어섰다.

일본 고향납세제도의 안착 비결은 기부금의 사용처를 다양하고 세심하게 설정해 사업의 취지와 목적을 분명하게 알렸다는 점이다. 지역별로 사업의 취지를 알기 쉽게 전달하려고 노력한 결과가 성공적인 고향납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기부가 일시적 이벤트에 머무르지 않도록 지자체가 기부자한테서 수시로 필요한 의견을 듣고, 각종 행사와 교류 등을 이어나간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이나가키 히데아키 일본자치체국제화협회 서울사무소 차장은 "기부금의 목적을 확실히 알려 기부하는 쪽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지속적인 연결을 구축해 교류인구를 늘리고 더 나아가 앞으로의 이주까지 연결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부했더니 세액공제, 쏠쏠한 답례품까지…'고향사랑기부' 아시나요



"십시일반 모은 8조원, 日 지역소멸 막았다"… '고향납세제' 뭐길래
고향사랑기부금은 지방소멸에 맞선 새로운 실험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국토의 불균형 발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부 문화의 조성도 기대할 수 있다. 극심한 인구 유출에 시달리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선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각 지자체가 고향사랑기부금 준비에 정성을 쏟는 이유다. 기대가 큰 만큼 고민도 있다.

고향사랑기부금의 도입 시기는 내년 1월1일이다. 법인을 제외한 개인은 자신의 주소지를 제외한 지자체에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10만원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도 16.5%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한다. 지자체는 기부액의 30%까지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금의 성패는 답례품에서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일본의 경험치가 반영된 전망이다. 일본은 2008년 4월 개정된 지방세법에 근거해 고향납세제도를 도입했다. 고향납세제의 구조는 고향사랑기부금과 비슷하다. 일본도 세금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답례품이 중요한 유인책이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인용한 일본 총무성의 '고향납세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8년 5만4000건 수준이었던 일본의 고향납세는 2020년 3488만8000건까지 늘었다. 일본 지방정부는 설문조사에서 고향납세 증가 이유로 '답례품의 충실'(57.1%)을 꼽았다. 어떤 답례품을 정할지 지자체별 경쟁이 이뤄진 결과다.

한국의 지자체도 고향사랑기부금 도입을 앞두고 답례품 선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답례품의 종류는 지역 특산품을 중심으로 체험서비스, 관광상품 등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역색을 살리면서 기부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답례품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각 지자체는 연말까지 답례품을 결정할 예정이다.

"십시일반 모은 8조원, 日 지역소멸 막았다"… '고향납세제' 뭐길래
태풍이나 지진 등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고향사랑기부금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재난 상황에서 십시일반으로 피해 지역에 기부한 사례는 일본에서도 나타났다. 일본의 고향납세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직후다. 고향사랑기부금의 활용도가 다양할 수 있다는 추정의 근거다.

문제는 고향사랑기부제의 대국민 인식이 낮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만 19세 이상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라는 질문에 모르고 있다고 답변한 비율이 84.8%에 이른다. 지난 4월에 발표한 자료지만 이후에도 대국민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고향사랑기부금의 홍보수단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고향사랑기부금은 지자체가 모금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광고매체를 정부광고법에 의한 홍보매체로 한정한다. 구체적인 홍보매체는 인쇄물, 방송, 옥외광고물, 간행물, 소책자 등이다. 지자체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행사에서 기부를 독려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홍보수단을 제한한 것은 고향사랑기부금 유치를 위한 과열경쟁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홍보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고향사랑기부금을 모집하는 방법에 개별적인 전화, 서신, 전자적 전송매체를 추가하는 내용의 고향사랑기부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홍환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부금 모금에 제한을 두고 있는 기존 법령의 취지를 감안할 때 고향사랑기부금의 홍보수단을 제한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고향사랑기부금이 아직 많이 안 알려졌기 때문에 각 지자체들이 일정 정도의 비용을 분담해 공익광고를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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