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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비닐인가, 플라스틱인가" 어려운 분리배출 [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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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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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7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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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생고추냉이 제품. 이 제품은 과연 비닐인가 플라스틱인가. 포장지 하단 '비닐류' 분리배출 표시가 있다. 플라스틱 뚜껑은 따로 버려야 한다.
생고추냉이 제품. 이 제품은 과연 비닐인가 플라스틱인가. 포장지 하단 '비닐류' 분리배출 표시가 있다. 플라스틱 뚜껑은 따로 버려야 한다.
"뚜껑을 닫아야지. 따로 버리면 안 돼"

생수 PET(페트)병을 분리수거하던 중 아내가 말했다. 얼마 전 순환경제 관련 기획 기사를 취재하기 방문했던 재생 플라스틱원사 공장에서 "페트병에 불순물이 섞이면 불량 원사가 나올 수 있어 뚜껑을 분리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던 공장 관계자의 말이 생각났다. "이거 재활용하려면 같이 버리면 안 된대"라는 기자의 대꾸에 곧바로 인터넷 검색 배틀이 불었다. 결과는 언제나 그랬듯이 아내의 승리. 폐기물 수거과정에서 페트병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뚜껑을 닫아야 한다는 게 환경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보도한 '오염의 종결자, K-순환경제' 시리즈 5편은 여기서 시작됐다. 사람들은 아파트 1층 공지게시판에서나 볼 수 있는 A4용지 한 장을 가득 채운 재활용품 분리배출 상식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분리배출에 관한 환경부 훈령을 바탕으로 20개 문항을 만들고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에 참여한 1590명의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53.5점. 응답자 가운데 가장 오답률이 높았던 문제는 투명 페트병 재활용 방법에 대한 문항이었다. 응답자의 81.4%가 기자와 마찬가지로 '페트병 뚜껑은 따로 버려야한다'가 맞는 배출법이라고 답했다.

재활용품 분리배출 상식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그럼에도 헷갈리는 품목이 있다는 데 또 한 번 놀랐다. 예를 들면 생선회에 곁들여 먹는 일부 생고추냉이 제품은 용기부분이 비닐, 뚜껑은 플라스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면 다 먹은 고추냉이 튜브는 어디에 버려야 할까. 제품 하단에 표시된 '비닐류'라는 분리배출 표시가 영 못 미덥다.

제품의 소재에 따라 분리배출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환경부 훈령은 고추냉이 튜브와 같은 2가지 이상 소재에 대한 배출 방법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두유팩이나 주스팩 같이 안쪽 소재가 알루미늄으로 된 멸균팩은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하면서도 알루미늄 등 금속이 박힌 복합 소재 종이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니 일반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한다고 쓰여있다. 사람들의 재활용 상식 평균 점수가 겨우 50점을 넘기는 것도 이해가 간다.

종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한글 받아쓰기를 소재삼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말은 발음을 다양한 음운 현상과 사이시옷 같은 예외가 많은 탓에 맞춤법이 어려운 언어 중 하나다. 누구나 다 맞출 만큼 간단하지 않은 점만을 생각하면 재활용 분리배출 상식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는 장면도 상상해 봄 직하다. 사람들에게 재활용품 분리배출 방법이 어려운 것 이유도 한글 맞춤법과 다르지 않다. 소재나 재활용품의 상태에 따라 분리배출 방법이 달라지고, 일부 품목에선 예외까지 두고 있는 탓에 쓰레기를 배출하는 사람 입장에선 혼동이 생긴다.

'이물질은 제거하고, 부피를 줄여서, 다른 재질은 따로'와 같은 단순한 원칙만 두고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하도록 한다면 어떨까. 기준의 재검토와 더불어 간단한 원칙만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제품 생산단계에서부터 적절한 소재선택과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말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재활용 분리배출은 지금보다 쉬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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