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차별' 언급한 美상원의원, 옐런에게 "융통성 발휘해달라"

라파엘 워녹 미 상원의원 /AFPBBNews=뉴스1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공장이 들어설 미국 조지아주의 연방 상원의원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시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가 현대차 등 타국 기업을 차별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적극 표명한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라피엘 워녹 상원의원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자동차 업체가 IRA 시행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융통성(Maximum Flexibility)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특정 구제책에 대한 요구는 없었다.


지난달 발효된 IRA에는 '미국산' 전기차를 구입할 시 신형에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중고에는 40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 조립된 차량은 세액공제를 금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배터리용 광물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추출 및 가공되고, 배터리 부품은 북미에서 제작·조립돼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한국 등 동맹국에 즉각 부정적 영향을 줬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현재 아이오닉5·EV6·코나EV·GV60·니로EV 등 모델을 모두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의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전기차 공장 완공 목표 시기는 2025년으로, 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려면 적어도 3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사진=뉴스1

워녹 의원은 서한에서 "현행 IRA 하에서 현대차의 전기자동차는 조지아주 새 공장 완공 때까지는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IRA 시행은 업체들에 부담을 줘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막고 미국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을 방해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조지아주 노동자, 소비자에게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워녹 의원은 IRA 표결 때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워녹 의원의 경쟁자인 공화당 후보 허셜 워커의 캠프 대변인이 "(워녹 의원은) 자신이 엉망으로 만든 상황을 수습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투자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했던 조지아주는 IRA로 인해 투자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는 55억달러(7조8600억원)를 투자해 짓는 조지아 전기차 공장이 2025년 문을 열면 현지에서 8100명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클 스튜어트 현대차 미국 법인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에서 IRA에 대한 실망감을 표하며 "미국 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의미 있는 과거와 미래 투자를 고려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측은 "현대차의 우려를 공유하고 있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조지아주의 일자리가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연방 차원에서 법을 조정하도록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