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9.7조 늘어난 채무에 지방정부 '허리띠 졸라매기' 나선다

지방정부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본격화된다. 지출 재구조화로 불필요한 예산을 정비하고, 지방세입의 안정성도 확보한다. 지방공공기관은 유사·중복기관 통폐합 등에 나선다. 중앙정부도 지방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지원하기 위해 교부세 인센티브 등 '당근'을 제시한다.

행정안전부는 26일 지방재정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새정부의 지방재정 운용방향을 논의했다. 2010년부터 매년 개최된 지방재정전략회의는 지방재정 현안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유하고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회의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2026년까지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2%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16년 7.1% 수준이었던 지방정부의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2020년에 -3.3%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기준 10.4%인 지방정부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2026년 8%까지 낮춘다. 지방채무는 2016년 26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36조1000억원까지 늘었다.

행안부는 지출을 효율화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교부세 특전을 5년간 20% 이상 확대한다. 금액 기준으로 약 2000억원에 이르는 인센티브다. 대규모 사업에 대한 심사를 할 때 건전성 항목 평가를 강화하고, 재정 주의·위기 지자체의 지정 기준도 강화한다.

지방세입의 안정성을 위해선 관행화된 지방세 감면 사례를 정비한다. 행안부 차원에서 지방세 추계를 개선해 세입과 세출의 예측 가능성도 높인다. 정부는 공유재산특례제한법을 제정해 지자체가 유휴·저활용 재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방공공기관은 유사·중복 기관의 통폐합을 추진한다. 골프연습장과 호텔 등 민간과 경합할 수 있는 분야의 지방공공기관 사업은 민간위탁·위약 등 지침을 제시한다. 지난해 기준 33.9%인 지방공기업의 부채비율은 2026년 30%로 개선한다.

지출 구조조정과 재정혁신으로 마련한 재원은 사회복지시설 대상 지방세 감면 확대 등에 활용한다. 취득세와 재산세, 주민세 등을 100%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지난해 기준 지방세를 감면 받은 사회복지시설은 3000개 수준이다. 이를 1만10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구감소지역은 지역의 활력을 위해 교부세 배분기준을 개선한다. 현재 인구감소지역의 교부세 가중치는 30% 수준이다. 이를 50% 늘려 인구감소지역 지원에 나선다. 인구감소지역 내의 타당성조사와 수시심사 기간은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단축한다.

한편 대구시와 충청남도 천안시는 이날 재정전략회의에서 각각 재정혁신 방향을 발표했다. 대구시는 자체 기금과 특별회계를 정비하고, 유휴·미활용 공유재산을 매각하는 계획을 밝혔다. 천안시는 지방보조금 일몰제 강화 등 지출구조조정 방안을 공유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방재정전략회의 개최를 계기로 전략적인 지방재정 운용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전한 지방자치를 이뤄낼 수 있도록 정부는 지자체들과 함께 향후 5년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