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기타' 쇼핑 정보 줄여 더 정교해진다

자료=금융위원회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주고 받는 정보의 양이 늘어나고 질은 높아진다. 그간 전자금융업자들이 '기타'로 분류했던 주문내역 정보(쇼핑 정보)를 세분화하고, 카드 결제 취소 정보·전월 실적 달성 여부 관련 정보도 공유하기로 했다. 천편일률적이었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벗어나 개성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최근 신용정보원과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진행하는 실무 태스크포스(TF)에서 마이데이터 제공 정보 범위 확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올 상반기 꾸려진 TF에선 관련 논의를 지속해왔다.

구체적으로 전금업자가 쇼핑 정보를 더 정교화해 보내기로 했다. 쇼핑 정보는 가전·전자, 도서·문구, 패션·의류, 화장품, 식품 등 12개로 범주화됐고, 이에 해당하지 않는 상품은 기타로 분류된다. 금융사들은 전금업자들이 보내는 쇼핑 정보의 절반 이상이 기타로 분류된 정보라며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해왔다.

우선 전금업자들은 선불충전금으로 결제된 상품도 세분화해 분류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선불충전금으로 결제된 상품은 모두 기타로 분류했다. 'XX페이' 등으로 결제했을 때 전금업자는 상품 금액 정도만 받는 경우도 많다는 전언이다.

정보가 없는 상품은 아예 분류 항목을 '공란'으로 두고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전금업자는 품목 정보가 없는 상품은 모두 기타로 분류해왔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기타 항목은 12개 상품 항목에 속하지 않는 상품을 분류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12개 항목에 포함된 상품임에도 정보가 없다는 이유로 기타로 분류돼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전금업자가 온라인 가맹점의 사업자 번호를 갖고 있다면 이 정보도 보내기로 했다. 상품에 대한 정보가 없더라도 사업자 번호를 알면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국세청에서 해당 사업자의 업태, 종목 등을 확인해 추가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 고객이 여러 개 상품을 동시에 구매했을 땐 대표상품을 정해 관련 정보를 주도록 했다. 현재는 고객이 신발(10만원)과 밀키트( 5만원)를 동시에 구매한 경우 '기타'로 분류됐는데 앞으로는 금액이 큰 신발이 대표상품이 되는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선불충전금 결제와 카드결제가 동시에 이뤄졌을 때도 금액에 따라 대표결제 방식, 대표상품을 정해 이에 해당하는 정보를 보내기로 했다.

전금업자가 요구했던 카드 결제 취소 내역, 전월 카드 실적 달성 여부와 체결일 기준 증권 매매 내역 정보도 공유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드 관련 정보들은 마이데이터 시행 이전 스크래핑 방식을 통해 얻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이데이터 시행 이후 오히려 자산관리 기능이 떨어졌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금융업권에서는 앞으로 더욱 차별화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고 받는 정보의 양과 질이 풍부해지면 사업자별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어서다.

한 금융업권 관계자는 "앞으로 정보 제공기관에 대해서 정보 제공이 잘 이뤄졌는지 정기적 검사도 이뤄질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한층 고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