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인디아'…애플 최신폰도 '탈중국' 시작했다

[쿠퍼티노=AP/뉴시스] 애플이 7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아이폰14 프로를 선보이고 있다. 애플은 이날 애플워치 시리즈, 에어팟 등을 함께 공개했다. 2022.09.08

애플이 이달 초 출시한 새 스마트폰 모델인 '아이폰14'를 중국뿐 아니라 인도에서도 생산하기로 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이후 생산기지 다각화 방안을 모색해 온 애플이 '탈중국'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CNBC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공식성명을 통해 인도에서 최신 기종인 아이폰14 제조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신형 아이폰 모델을 인도에서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7년부터 대만의 애플 협력업체인 위스트론과 폭스콘을 통해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이 시작됐지만 대부분 구형 모델이나 저가 모델이었다.

애플은 올 들어 인도에서 아이폰13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아이폰14로 생산 라인을 확대한 것이다. 인도 생산기지에서 내수용뿐 아니라 수출용 아이폰14도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을 하청방식으로 제조하는 대만 폭스콘 등 일부 업체는 이미 인도에 공장을 개설했다. 사진은 중국 선전 폭스콘 공장 전경 /ⓒ AFP=뉴스1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인도에서 아이폰14 생산을 시작한 것은 당초 예상보다 일정이 당겨진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선 10월말이나 11월쯤에나 인도 내 아이폰14 생산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신형 아이폰 생산 라인에는 획기적인 신기술과 안전 능력이 갖춰져야 하는데 애플이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을 통해 인도 공장에서 아이폰14를 조립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타임래그(시차 지연)가 종전 기종의 6~8개월에서 크게 단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 최신 기종 생산을 중국에 크게 의존했으나 미·중 관계 악화, 코로나19 봉쇄 정책 등으로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 생산지 다변화에 골몰해 왔다.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 폭스콘의 인도 제조공장/ⓒ 로이터=뉴스1

인도는 베트남과 함께 애플의 '탈중국' 전략의 최적의 후보지로 꼽혀온 곳이다. JP모건은 올해 말부터 애플이 아이폰14의 5%를 인도에서 생산할 것이며 2025년까지 아이폰 생산시설의 25%를 중국에서 인도로 옮길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 애플은 인도 최대 기업인 타타그룹, 위스트론 등과도 아이폰 조립공장 설립을 협의 중이다.

애플뿐 아니라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도 중국에서 제조해 온 스마트폰 일부를 인도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마켓워치 등은 전했다. 구글 브랜드 스마트폰인 픽셀을 인도에서 만든다는 것이다. 이미 픽셀의 연간 생산량의 10~20%에 달하는 물량(50만~100만대)를 인도 제조사에 맡기기 위해 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