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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국가가 미군 기지촌 운영·관리…여성들에 손해배상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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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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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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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사진=뉴스1
대법원/사진=뉴스1
대법원이 미군 기지촌 여성들의 피해에 대해 국가(대한민국)가 배상해야 한다는 원심 판결 내용을 확정했다.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제기된지 약 8년 만에 국가가 기지촌을 운영해 미군 대상 성매매를 조장했으며, 이 행위가 불법이라는 판결이 확정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이동원)는 국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기지촌 여성들에게 국가가 각각 300만~700만원씩 배상하라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 기지촌 여성들이 피고인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쌍방의 상고를 기각한다"며 "국가의 행위는 준수해야 할 준칙과 규범을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원고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 국가의 격리수용 치료도 일부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며 "'국가 배상책임의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는 원심판결을 확정한다"고 덧붙였다.

기지촌은 미군부대 근처에 형성된 성매매 시설이며 이곳 여성들은 '미군 위안부'로도 불린다. 1957년쯤부터 각 지역 기지촌에서 성매매를 하게 된 여성 120명은 '국가의 기지촌 조성·운영·관리 등이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2014년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국가가 1950년대부터 미군 위안시설을 지정, 여성들을 집결시키고 성병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등 기지촌의 형성과 운영에 관여한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1950년 유엔 '인신매매금지 및 타인의 매춘행위에 관한 착취 금지'에 가입하고 1961년 '윤락행위 등 방지법을 제정·시행해 성매매를 금지해놓고도 미군 대상 성매매 시설을 관리한 것이다.

국가는 공무원을 통해 여성들의 영어회화 교육을 진행했으며, 여성들을 애국자로 지칭하면서 노후보장 등 혜탁을 약속하기도 했다. 국가는 1980년대 이후까지도 기지촌 환경 개선사업을 시행하기도 했으며, 여러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미군의 사기 진작을 위한 서비스 개선 등을 강조하는 내용의 공문을 하달하기도 했다.

조직적 성병 관리는 1977년 8월19일 이전 '토벌'과 '컨택'으로 이뤄졌다. 토벌은 당시 보건서와 경찰이 주도하던 단속이고, 컨택은 성병에 걸린 성매매를 했던 상대 여성을 지목하는 행위다. 이후로는 성병 환자를 격리수용치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실시했으나, 의사의 진단 없이 같은 방식으로 격리수용치료를 하기도 했다.

1심은 원고 중 강제격리 경험이 있다고 인정되는 57명에게 국가가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다른 여성의 청구는 모두 기각해 상방이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 사건 원심에 해당하는 2심은 보다 폭넓게 피해를 인정했다. 2심은 국가가 성매매 중간매개·방조·정당화·조장 역할을 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 과정에서 보건복지부·경기도·경찰·춘천시가 작성한 공문을 통해 당시 국가가 기지촌 운영·관리에 개입한 것이 확인됐다.

2심은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강제격리 경험이 있는 74명에게는 1인당 700만원씩, 경험이 없는 43명에게는 1인당 300만원씩 국가가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2심은 국가의 불법행위 방치로 피해를 입었다는 원고 주장에 대해서는 패소 판결을 내려 원고들이 상고했다. 국가도 여성들이 불법행위로부터 5년이 지나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소멸시효(5년)가 지나 배상 책임이 없어졌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국가의 행위는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하는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에 해당하는 행위"라며 "이로 인한 국가배상청구에 대해서는 장기소멸시효의 적용이 배제된다. 결과적으로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 결론이 정당하다"고 했다.

이어 "과거 권위주의 정부 하에서 국가가 주도한 기지촌 관리·운영, 적극적인 성매매 정당화·조장 행위가 위법한 행위임을 확인함과 동시에 이 같은 행위가 과거사정리법상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해당해 장기소멸시효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선언한 데 이 판결의 의의가 있다"고 했다.

이 사건에서 최초 120명이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했으나 소 취하 등으로 2심 단계에서 117명이 남았고, 상고심 선고 시점에는 95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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