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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키지 않는 사이비 소녀의 우리집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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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수진 기자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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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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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특유의 어감 때문에 '사이비'라는 단어를 영어 단어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 어원은 사시이비(似是而非)의 준말이다. '겉으로는 비슷하나 속은 완전히 다름'을 뜻하는 고사성어다. 다시 말해 단순한 가짜가 아니라, 의도를 가지고 진짜인 척하는 가짜라고 풀이할 수 있다. 상당히 을씨년스러운 속뜻을 지닌 단어다. 이 단어의 뒤로 가장 많이 붙는 말이 있다. 바로 종교다. 이른바 사이비 종교다.


사이비 종교는 미디어가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소재 중 하나다. 뉴스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심심찮게 사이비 종교의 이야기를 접한다. 놀라우리 만큼 극적이고, 충격적일 만큼 비현실적인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큰 인기를 모은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전요환이라는 캐릭터도 사이비 종교의 교주다. 전요환은 목사를 가장한 마약책인데, 그를 따르는 신도들은 그의 마약 공급을 도와주면서까지 맹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길을 들이기 위해 아이들에게도 마약을 먹이는 장면은 꽤나 충격적인데, 실제 사이비 종교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보다 더한 일도 많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미국 오리지널 시리즈 '데빌 인 오하이오'도 사이비 종교를 소재로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정체불명의 사이비 종교 집단을 탈출한 소녀 메이(매들린 아서)가 자신을 치료해준 정신과 의사 수잔(에밀리 디샤넬)의 집에 머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 시리즈는 교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 않는다. 그곳을 탈출한 소녀 메이의 공간을 따라 가면서, 의사인 수잔의 시선을 쫓는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메이는 사이비 교단에서 매우 특별한 존재인데, 때문에 그를 되찾기 위한 교주와 신도들의 위협이 이 드라마의 긴장감을 자아내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수잔의 집에 머물며 변화하는 메이의 모습도 흥미롭게 눈여겨볼 부분이다. 수잔은 이미 남편과 세 딸을 뒀는데, 둘째 딸 줄스(재리아 돗슨)와 메이는 동갑이다. 수잔의 집에서 토스트기를 처음 봤을 만큼 문명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온 메이가 줄리와 어울리며 변화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우정으로 그려지기보다는 사이비의 어원처럼 진짜인 척 하는 가짜의 집착처럼 기묘하게 그려진다.


수잔은 메이를 사이비 종교의 피해자로만 생각하며 강한 동정심을 품지만, 그와 달리 가족들은 메이를 상당히 불편해하고 꺼림칙해 한다. 메이가 온 뒤로 가족들이 아끼던 물건이 하나씩 없어지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보이는 메이의 행동은 수잔을 빼고 가족 모두를 불쾌하게 만든다. 결국 이것이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반전을 낳는 결말로 이어진다. 진짜가 되고 싶어하는 가짜의 존재가 한 가정을 서서히 무너뜨린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소재 자체로는 참 매력적인 시리즈다. 하지만 긴장감을 유발하기 위한 배경음악이나 까마귀 같은 상징적인 오브제는 사실 그렇게 쓰임새 있지는 않다. 긴장감을 유발할 정도의 치밀한 심리전이나 극적인 상황들의 부재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특히 작품의 시선을 쫓아가는 수잔의 캐릭터는 극을 쥐고 흔들 만한 매력이 부족하다. 심지어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큰 답답함을 유발하는 발암 캐릭터다. 수잔은 메이를 집으로 들인 후 가정은 물론 의사로서의 직무까지 제대로 살피지 않는다. 성취를 잃고 흔들리는 주인공의 모습은 드라마에 대한 매력을 다소 떨어트린다.


캐릭터성도, 심리 기제도 뭔가 반 밖에 갖춰지지 않은 작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타이틀이 있는 작품인 만큼 겉포장은 제법 화려하게 갖췄으나, 속은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큰 기대는 금물이다. 하지만 기대를 빼고 가볍게 즐기기엔 킬링타임용으로 그리 나쁜 수준은 아니다. 사이비 소녀의 방문을 허락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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