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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 1명 치료비용 한달에 500만원…치료비 떼이는 병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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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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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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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의 씨앗 마약, 오늘도 누군가](上)③병원비 떼인 병원…"마약류 치료보호 지정 해제해달라" 요구도

[편집자주] 해마다 1만명이 넘는 사람이 마약 투약·유통·공급 혐의로 붙잡힌다. 온라인에서 마약이 종류별로 팔리고 어느 도시 한편에선 대마가 자란다. 중독은 강하지만 치료는 요원하다. 마약청정국에서 마약위험국이 되어버린 한국 사회의 실태를 들여다본다.
마약 중독 1명 치료비용 한달에 500만원…치료비 떼이는 병원들
마약류 중독 환자 1명이 1개월간 입원할 때 필요한 치료 비용은 최소 500만원. 그러나 올해 보건복지부가 마약류 중독환자 치료에 배정한 예산은 4억1000만원에 불과한데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예산을 더해도 8억2000만원이 전부다. 마약류 중독환자 164명이 한달간 입원 치료를 받으면 관련 한해 예산이 소진되는 셈이다.

재범율이 높은 마약범죄 특성상 치료가 중요한데 복지부 예산은 지자체와 '매칭 펀드' 제도로 운영되는 탓에 쉽게 증액하기 어렵다. 의료현장에서는 예산부족으로 마약류 환자를 치료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마약류 중독환자가 정부 지원 치료를 받기 위해선 대통령령인 '마약류중독자 치료보호규정'과 관련 규칙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과 전국 시·도지사 등이 지정한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지정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마약류 중독자 본인이나 가족이 치료 보호를 의뢰하면 각 지자체별 심의워윈회 승인을 거쳐 지정 기관은 최대 1년까지 무상 치료(입원치료·외래진료)를 해야 한다. 병원비는 환자 치료를 끝낸 각 지정병원이 지자체에 청구하고 지자체가 보건복지부와 절반씩 부담한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 원장은 "인천처럼 치료 실적이 많은 지자체는 몇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필요한데 재정자립도가 떨어지는 지자체가 이 정도 예산을 책정하는 건 매우 어렵다"며 "50대 50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전액 부담하는 게 맞다"고 했다.

최근 5년간 21개 기관이 치료보호한 마약류 중독 환자는 총 1130명이다. 이중 인천참사랑병원이 496명(43.9%), 국립부곡병원이 398명(35.2%)으로 전체 환자 중 80%에 가까운 환자를 치료했다. 이어 강남을지병원 136명(12%), 마더스병원 35명(3.1%), 계요병원 20명(1.8%) 순이었다.

천 원장은 "지역 심의 위원회에서 예산부족을 이유로 입원환자 승인을 안 해주고 외래로만 하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 극 취약 계층만 입원 혜택을 받는 현실"이라며 "예산부족으로 건강보험이나 생활보호 대상자 지원을 받아 일반 정신과 치료처럼 병원을 찾는 마약류 중독환자가 전체의 75% 정도 된다"고 했다.

마약 중독 1명 치료비용 한달에 500만원…치료비 떼이는 병원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약류 치료보호 지정 병원들이 정부를 상대로 병원비를 '떼이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경기도는 치료보호 의료기관에 병원비 2004만원을 지급하지 못했다. 지정 병원이 치료보호 제도를 통해 경기도에 주소지를 둔 마약류 중독 환자를 치료한 후 지자체에 치료비를 요구했지만 예산이 부족해 못 받은 것이다.

올해 경기도의 관련 예산은 8500만원. 하지만 지난해 미수금 2004만원을 지급하고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은 6500만원에 불과하다. 이 역시 올해 치료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면 미수금이 발생해 내년에야 밀린 병원비를 지급할 수 있다.

경북과 대구처럼 올해 관련 예산을 배정하지 않은 지자체 주민이 치료보호 혜택을 받을 경우 진료 병원은 내년에서야 병원비를 받을 수 있다. 지자체별 예산은 분기별 수요조사에 기초해 책정한다.

2018년 전체 치료보호 지원 환자 267명 중 136명을 치료한 강남을지병원은 미수금이 5억원에 달해 같은해 병원이 치료보호 지정 해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자체 예산부족으로 강남을지병원은 2018년에 치료보호 병원에서 해제됐지만 2020년에서야 미수금을 모두 지급받았다.

천 원장은 "민간 병원에서는 마약 중독 환자 한명을 받으면 다른 환자를 내보내야 할 정도로 관리가 쉽지 않은데 얌전한 조현병 환자 받는 게 낫지 마약환자를 받을 이유가 없다"며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한 1~2곳의 병원에 마약류 치료보호 환자가 쏠리는 현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적 약자일수록 마약 중독 치료는 더 요원하다. 한달간 입원치료 비용은 500만원에 달하는데 정부 치료보호 제도 혜택을 받지 못하면 환자 본인이 120만~150만원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마약 중독 치료는 1년 이상 지속해야 하는데 치료보호 제도 혜택을 못 받는 환자는 첫 세달 동안 150만원~200만원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후 환자 상태에 따라 2~4주에 한번 내원하면서 회당 10여만원 이상 치료비를 납부해야 한다.

마약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마약퇴치운동본부는 국내에 수사기관이 인지하지 못한 마약 투약 인구가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한 사회적비용은 5조원에 이를 거라는 분석이다.

이범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연구소장(아주대 약대 교수)은 "마약 중독은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라며 "치료받지 못하고 중독자가 마약 재범률이 늘고 투약자에 의한 살인, 교통사고, 강간 등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여러 연구에서 중독 치료 등 재활에 투자한 비용은 적게는 10~20배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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