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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으로 덜컥 받게 된 '부동산'…당장 세금 낼 돈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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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시원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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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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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화우의 웰스매니지먼트팀 전문가들이 말해주는 '상속·증여의 기술'

TKG태광은 글로벌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제품을 주문자생산(OEM)하는 신발 제조업체다. TKG태광은 고(故) 박연차 회장이 2020년 사망한 뒤 외아들인 박주환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했다. 당시 유족들은 상속받은 재산에 대한 상속세 중 6000억원 상당의 세액을 TKG태광 지분(18.3%) 등으로 물납했다.

이처럼 물납은 상속받은 재산의 현황에 따라 현금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수 없는 경우 자주 활용된다. 상속세 물납제도는 무엇이고, 어떤 경우에 활용할 수 있을까?

물납은 상속세를 현금이 아닌 다른 형태의 재산(부동산, 유가증권 등)으로 납부하는 것을 말한다. 연부연납은 상속재산 중 현금이 상속세 납부세액보다 적을 경우 상속세를 현금으로 납부하되 그 기한을 연장해주는 것인 반면, 물납은 현금이 아닌 다른 형태의 재산으로 상속세 일부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물납은 법정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국가가 현금이 아닌 다른 형태의 재산으로 상속세를 징수할 경우 가격변동이나 현금화하기 어려울 위험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물납재산 중 평가금액이 0원인 주식이 총 158종인데, 이들 주식 관련 상속세 납부세액은 총 2,858억원이라고 한다. 향후에도 위 주식들의 가치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정부는 세수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물납의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이유다.

물납이 허용되려면 △상속재산 중 부동산과 유가증권의 가액이 상속재산가액의 2분의 1을 초과할 것 △상속세 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할 것 △상속세 납부세액이 상속재산가액 중 특정 금융재산(현금, 예금, 적금, 특정금전신탁 등)의 가액을 초과할 것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 번째 요건을 둔 이유는 상속재산 중 물납이 허용되는 재산의 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경우에만 물납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요건이 있는 이유는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상속세 납부세액이 크지 않거나 상속재산 중 현금 또는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재산의 가액이 상속세 납부세액보다 크다면 상속세를 현금으로 납부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할 것이므로 물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모든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도 상속세 전액을 물납의 방식으로 납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에서 정한 일정한 한도 세액 내에서만 물납이 가능하다. 그 한도는 △상속재산 중 물납할 수 있는 부동산 및 유가증권 가액의 비율에 상응하는 상속세 납부세액과 △상속세 납부세액에서 상속재산 중 금융재산(현금, 예금, 적금, 특정금전신탁 등)과 상장유가증권의 가액을 차감한 금액, 즉 금융재산을 초과하는 상속세 납부세액 중 적은 금액이다.

쉽게 말하면 상속재산 중 현금 또는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재산으로 납부할 수 있는 세액을 차감한 나머지 상속세 납부세액에 대해서만 물납을 허용하고, 물납하려는 재산의 가액에 상응하는 상속세 납부세액에 대해서만 물납이 가능하다.

물납할 수 있는 재산의 범위에도 제한이 있다. 물납이 허용되는 재산은 국내 소재 부동산과 유가증권이다. 유가증권에는 채권, 주식, 수익증권 등이 모두 포함되지만 주식의 경우에는 가격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예외적인 경우에만 물납이 허용된다.

상장주식은 원칙적으로 물납이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상장주식이 최초로 상장되어 처분이 제한된 경우에는 물납이 허용된다. 상장주식의 경우 처분이 제한되어 있지 않으면 쉽게 현금화할 수 있으므로 굳이 물납을 허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비상장주식도 원칙적으로 물납이 허용되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비상장주식 외에 다른 상속재산이 없거나 다른 상속재산으로 상속세 물납에 충당하더라도 부족하면 물납이 허용된다. 비상장주식의 경우 상장주식과 달리 객관적인 시장가치를 측정하기 어렵고, 현금화도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예외적인 경우만 물납을 허용하는 것이다.

2023년부터는 문화재와 미술품으로도 물납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021년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사망한 후 그가 생전에 수집한 미술품 2만 3000여 점을 국립기관과 미술관에 기증했다. 이를 계기로 문화재와 미술품 상속 및 물납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되었고, 그 이후 법이 개정되었다. 다만 문화재와 미술품 물납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해당 문화재나 미술품이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가 있어 물납이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관할세무서장에게 요청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법에 정한 물납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반드시 물납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에 지상권·지역권이 설정되거나 묘지가 있는 등 해당 부동산에 대하여 온전히 재산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경우, 유가증권을 발행한 회사가 폐업하거나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경우 등과 같이 해당 유가증권의 가치가 하락한 것이 명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관할세무서장은 물납을 허가하지 않거나 이미 물납 된 재산의 변경을 명할 수 있다.

물납 신청은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 내에 상속세 과세표준을 신고하면서 함께 해야 한다. 위 기한이 지나간 후에 신청이 이루어질 경우 물납이 허가될 수 없으므로 기한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상속재산의 성격상 상속세 전액을 현금으로 납부할 수 없는 경우 물납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 두면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상속재산을 저가에 매각하거나 높은 이자를 지불하면서 차입하지 않아도 된다. 물납도 연부연납이나 분납과 같이 실무상 꼭 알아 두고 있어야 하는 중요한 제도다. 다만, 주식으로 물납하는 경우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한 기업의 보유 지분이 줄어들어 경영권이 위협을 받을 수도 있으니 상속받은 주식의 물납은 신중하게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

허시원 변호사 /사진제공=법무법인 화우
허시원 변호사 /사진제공=법무법인 화우
[허시원 변호사는 2013년부터 화우 조세그룹에서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각종 조세 분야의 쟁송, 자문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삼일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근무하며 회계, 재무 관련 실무경험을 쌓았다. 최근에는 부동산PFV 취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 외국계IB 교육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 사모펀드 손실보상에 따른 조세이슈 자문 등 담당하면서 금융조세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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