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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돌보다 학업·취업까지 포기…해외선 '영 케어러' 어떻게 챙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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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성훈 기자
  •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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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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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사각지대 놓인 영 케어러(下)

[편집자주] 혼자서 몸이 아픈 아버지를 돌보다 지쳐 사망에 이르게 한 '대구 청년간병인 비극'은 세간에 큰 충격을 줬다. 동시에 그간 사각지대에 있던 '영 케어러(가족돌봄청소년·청년)' 문제가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뒤늦게 실태조사에 나섰지만 학업과 돌봄을 병행해야 하는 이들에겐 당장 손에 잡히는 지원이 절실하다. 영 케어러가 마주한 현실을 들여다보면서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도 짚어봤다.


영국은 '간병인 수당'·호주는 '학비보조'..'영 케어러' 챙기는 나라들


가족 돌보다 학업·취업까지 포기…해외선 '영 케어러' 어떻게 챙기나
영 케어러(Young Carer·늙고 병든 부모나 조부모를 홀로 부양하는 청소년이나 청년)를 지원하는 전 세계 주요국들의 정책은 또래 청소년·청년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발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집중돼 있다. 심리적 안정과 신체적 안전 속에서 독립된 인간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게 핵심이다.

2일 국회입법조사처의 '해외 영 케어러 지원 제도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법률(2014년 아동 및 가족법)로 영 케어러를 '가족 내 성인 및 아동에게 돌봄을 제공하고 있는 18세 미만의 자'로 규정하고 있다. 18~24세의 후기청소년은 영 어덜트 케어러(Young Adult Carer)로 분류한다.

이 법률에 따라 영국 지방정부는 도움이 필요한 영 케어러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반드시 기울여야 한다. 또 영국은 만 16세 이상으로 다른 사람에게 주당 최소 35시간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에게 간병인 수당(Carer Allowance)을 지급한다. 전일제 학생이 아니면서 주 소득이 128파운드(약 20만4000원)에 이르지 못한다면 주급 67.60파운드(약 11만원)를 받을 수 있다.

호주는 장애나 신체·정신질환, 약물중독, 고령의 가족이나 친구를 돌보는 25세 이하 청년을 영 케어러로 정의한다. 돌봄으로 인해 경제활동에 심각한 제약을 받는 이들을 위한 수당 제도(Carer Payment)를 마련했다. 영 케어러 학비 보조금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영 케어러 1명 당 연간 3000호주 달러(약 279만원)가 지급됐다. 이를 통해 영 케어러들의 사회적 유대감 증진과 일상적인 스트레스의 감소 등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된다.

지원 기관의 역할도 크다. 영국의 케어러스 트러스트(Carers Trust)는 영 케어러에게 정서지원, 건강과 안전, 복지와 생활기술 등 교육·훈련 프로그램 운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민간단체인 칠드런스 소사이어티(The Children's Society)는 웹페이지에 접속한 영 케어러가 자신의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지원 기관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오스트리아의 온라인 플랫폼 '수퍼핸즈(Superhands)'도 영 케어러에게 법률 상담, 질병 등 의료정보 제공, 일상운영, 응급상황에 대한 정보 등을 준다.

아일랜드는 온라인 플랫폼과 긴급 상담전화로 영 케어러를 지원한다. 영 케어러들의 고립을 방지하기 위해 영 케어러 그룹도 운영한다. 영 케어러 간의 소통과 연대의 창구를 마련해 유익한 정보를 교환하고 상호 간 지지와 신뢰의 관계를 구축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10~24세의 영 케어러들이 도서구입·온라인 강의 등을 이용할 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도 발급해준다.

일본의 경우 영 케어러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자치단체는 사이타마현이다. 사이타마현은 2020년 3월 전국 최초로 영 케어러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는 18세 미만의 케어러를 영 케어러로 정의하고 '적절한 교육 기회를 확보하고 심신의 건강한 성장 및 발달 또는 자립을 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사이타마현은 학교와 교육위원회가 영 케어러라고 볼 수 있는 이들의 생활을 확인할 것을 의무화해 상담하고, 지원기관을 연결해주고 있다.



앞가림도 힘든 나이에 아픈 가족 돌봐…'청년간병인 비극' 막는다



가족 돌보다 학업·취업까지 포기…해외선 '영 케어러' 어떻게 챙기나

한국에서도 늙고 병든 부모나 조부모를 홀로 부양하는 청소년·청년인 '영 케어러(Young Carer)'가 주변에 많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법적·정책적 인지는 부족하다. 영 케어러들의 돌봄 역할 수행 기한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성장기 영 케어러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범부처 차원에서 처음으로 영 케어러 대책 수립에 나섰다.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청년센터·병원 등 기존 시스템을 통해 만 34세까지 지원 대상자를 발굴하고 관련 지원 및 제도를 마련키로 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발굴된 가족 돌봄 청년은 기존의 제도를 몰라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5월부터 각각의 상황에 맞는 돌봄·생계·의료·학습지원 제도를 안내·연계한다. 신규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지원대책은 가족 돌봄 청년 지원 '선도 지자체'의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를 살펴보고 전국으로 확대한다.

서울시도 올해 말까지 서울에 거주하는 14~34세 영 케어러에 대한 실태조사 용역을 진행한다. △영 케어러 현황(연령별 분포, 가구형태 등) 및 특성 비교 △유형별 전수조사를 통한 실태조사 및 정책 수요 분석 △영 케어러 정책 개발을 위한 정책 방향 설정 등을 목표로 한다. 서울시의회도 최근 전국 17개 특광역시·도 중에서는 처음으로 14세 이상 34세 이하의 영 케어러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만들었다.

시 복지정책실은 "서울에 사는 영 케어러를 발굴하고 지원체계 수립하기 위한 용역"이라면서 "영 케어러를 정기적으로 발굴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복지체계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선 서울 서대문구가 영 케어러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대문구는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수립한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영케어러 관련 조사·지원 계획'을 지속·확대해 맞춤형 지원사업을 지속해왔다.

주요 내용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돌봄SOS센터' 사업을 영 케어러 가구로 확대 △10만원 상당의 마음돌봄키트 제공 △교육비(교재 및 학원비 등)로 회당 50만원(최대 2회), 간병비 최대 100만원 등 맞춤형 현물 지원 △심리검사, 치료연계 및 의료비 지원 등이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 즐겁게 생활하고 성장해야 할 아동·청소년이 성인도 감내하기 어려운 간병일을 전담하는 것은 그 자체로 아동·청소년의 권리 침해 문제"라면서 "영 케어러를 중심으로 기존의 위기지원 제도 등을 일제히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 케어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하고 교육부를 중심으로 학교에서 이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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