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또 도발…尹대통령 "결연한 대응" 한미동맹 정공법 간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임석해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10.04.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윤석열 대통령이 엄정한 대응을 강조했다. 취임 후 첫 국군의날을 사상 최대 규모로 치르며 '힘에 의한 평화' 기조를 분명히 한 윤 대통령이 북핵과 관련해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한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우리 군은 4일 오전 7시23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이 미사일은 비행거리 4500여㎞, 고도 970여㎞, 속도는 약 마하17로 동쪽 방향으로 날아가 일본 상공을 통과한 뒤 태평양에 떨어졌다.

尹대통령 "무모한 핵도발, 결연한 대응 직면할 것"→NSC 상임위 임석, '상응 조치' 지시국가안보실은 이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서 중장거리 미사일을 일본 열도 위로 발사했다"며 "제가 10월 1일 국군의날에서도 밝혔지만 이런 무모한 핵도발은 우리 군을 비롯한 동맹국과 국제 사회에서 결연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전 9시부터 용산 청사에서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은 회의 중에 임석해 관련 상황을 보고받고 대비책 등을 살폈다. 이날 NSC 상임위에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김기웅 통일부 차관, 김태효 NSC 사무처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4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중거리미사일 발사 소식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23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추정 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 2017년 9월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2022.10.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참석자들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을 비롯해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또 지속되는 북한의 도발은 묵과될 수 없으며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제재 강화를 포함한 다양한 대북 억제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최근 모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우리 군과 한미 연합자산이 즉각적으로 탐지·추적했으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철저한 대비태세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 협력을 기반으로 흔들림 없는 대응을 거듭 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이번 도발이 유엔의 보편적 원칙과 규범을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지적하고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것과 미국·국제사회와 협력해 상응하는 조치를 추진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한미일을 포함한 역내외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시킬 뿐"이라며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강화와 북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미일 안보 협력 수준을 높여가기 위한 협의도 지시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임석해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10.04. *재판매 및 DB 금지

한미, 한일 안보실장간 긴급 전화통화…"단호하게 대응"윤 대통령의 지시 등에 따라 이날 한미, 한일 안보실장간 전화통화도 이뤄졌다. 김성한 실장은 이날 오전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안전보장국장과 각각 전화통화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평가와 향후 대응방안 등을 협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한미일 안보실장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행위이자,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한미, 한미일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한편 다양한 대북 억제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의 도발은 점차 강도가 세지고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넘어간 것은 2017년 9월15일 훗카이도 상공 통과 사례 이후 약 5년 만이다. 주일미군과 괌 주둔 미군까지 겨냥한 무력 시위로 해석된다.

10월 1일 국군의날 아침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도발한데 이어 사흘 만이기도 하다. 불과 열흘 사이 5번째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9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지난달 말 미국의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이 포함된 미 항모강습단이 방한해 동해상에서 한미 연합해상훈련이 진행되자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계룡=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사열하고 있다. 2022.10.01.

'담대한 구상' 답보, '한미동맹' 공고윤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워왔다. 전임 문재인 정권이 북한을 달래가며 대화와 타협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보고 새 정부는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무기로 갖추고 동시에 발전 비전을 북측에 제시하면서 비핵화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대북 억지력의 근간은 강고한 한미동맹이며 '당근'은 취임사 이후 지속적으로 밝혀온 '담대한 구상'이다. 북한이 담대한 구상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도발을 계속하자 한미동맹의 물리력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는 모양새다.

국군의날 행사에 미군 전력이 참여해 계룡대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연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군의 심장부인 육·해·공군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에서 6년 만에 기념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A-10, F-16 등 주한미군 항공기가 공군전력 사열에 최초로 참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체제(NPT)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과 우리 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