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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업부설연구소 제도, '전면 개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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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6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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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운영하는 기업부설연구소 제도는 기업의 과학기술 또는 서비스 분야 연구개발(R&D)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다. 일정 요건을 갖춘 기업부설연구소를 인정해 세금 감면, 자금 지원, 병역특례 등 혜택을 부여한다. 1981년부터 시작된 벌써 40년 넘은 제도로 기업에겐 매우 익숙하다.

기업부설연구소는 매년 1만개가 넘게 등록·취소를 반복하면서 매우 빈번하게 입장과 퇴장이 이뤄지고 있다. 일정한 인적·물적 요건만 갖추면 기업부설연구소로 인정되기에 기업 설립 시 당연히 진행하는 절차가 됐다. 최근 5년 동안 기업부설연구소로 7만4000여개가 등록했고, 2만425개가 취소됐다. 대부분 벤처·중소기업 등 소규모 기업부설연구소이며 대기업·중견기업 비중은 10% 내외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한 기업부설연구소가 3분의 2 이상이다.

기업부설연구소로 인정되면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받는다. 국세·지방세 감면과 세액공제는 물론 전문연구요원 배정, 연구인력 채용 지원, 벤처 이노비즈 인증 등 유·무형 혜택을 받는다. 5년간 기업부설연구소에 대한 세금 감면 규모는 5조5000억원을 넘는다. 대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이 3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1%도 안 되는 대기업이 대부분 혜택을 독식한다.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기업부설연구소를 인정받거나 소속 기업의 폐업, 인정기준 미달, R&D 활동 부재 등 취소 요건에 해당할 경우 과기부가 직권 취소할 수 있다. 5년간 2만425곳이 직권 취소됐다. 허위 신고해 불법적으로 연구소를 운영하다 적발돼 취소된 경우도 더러 있었다. 허위 신고 기업들의 경우 임대 계약하지 않고 다른 회사 사업장을 연구소로 신고하는 등 애초부터 세액공제만 노리고 악의적으로 속인 경우가 상당수였다.

부실 운영으로 직권 취소된 기업부설연구소에 지원된 국민 혈세만 5년간 2839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매년 등록·취소되는 기업부설연구소가 워낙 많다 보니 사후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이다. 허위 신고 등 불법 운영으로 부당하게 세제 혜택을 받은 경우 세무조사 등을 통해 세액 환수에 적극 나서야 하지만 국세청은 관련 통계조차 제대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

감사원은 2018년 기업부설연구소 인정 관련 업무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과기부에 국세청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관련 행정정보를 공동 이용하라는 개선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과기부는 기초연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해 4대 보험 관리기관으로부터 연구전담 인력 고용 여부 자료 등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세청·관세청 등 과세당국과 신고관리 체계 개선을 위한 별다른 협의가 없으며, 세제 혜택 환수를 위한 노력에도 미온적이다.

기업부설연구소 청문 제도는 요식 행위로 전락했다. 기업부설연구소 취소를 위해선 청문을 실시해야 하는데 수만개에 달하는 청문 대상을 4명의 청문위원이 심의하고 있다. 5년간 4만1053개 연구소를 대상으로 35회 청문을 실시했고, 최근 청문에서는 무려 1만6000여개 연구소가 청문 대상이었다. 청문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사실관계 조사를 위한 현지 확인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한다.

40년 넘게 기업부설연구소 제도가 이어지면서 기업은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로, 정부 입장에서는 요건만 갖추면 기계적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의무로 전락했다. 과기부는 과세당국과 적극 협의해 불법적으로 부여된 세제 혜택 환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요식 행위가 된 청문 제도의 내실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기업 R&D 역량 제고와 대기업·수도권 쏠림 현상 완화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 타성에 젖어 익숙한 것에 안주하면 혁신은 불가능하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정문 의원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정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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