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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업무, 승진 안 할래"…회사와 거리 두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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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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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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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료 사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3년 차인 임모씨(29)는 회사와 '거리두기' 중이다. 임씨는 입사 1∼2년 차에는 자주 야근하며 회사 업무를 인생의 중심으로 뒀다. 최근에는 개인의 미래를 위해 정시퇴근을 한 뒤 공부한다거나 여가 생활을 즐긴다. 임씨는 "이제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어색하다"며 "빅데이터쪽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계획 중인데 회사는 대학원 자금을 마련을 위한 수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 됐다"고 말했다.

# 1년차 직장인 홍모씨(28)는 퇴근 후 집에서 수시로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게 버릇이 됐다. 회사에서 연락이 온 게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러다 문득 이대로 평생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씨는 "그때부터 자연스레 회사에서 배정한 업무 외에 능동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지 않게 됐다"며 "대신 퇴근 후나 주말 등을 이용해 다양한 취미 활동, 자기 계발 등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불었던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열풍이 2030 세대에서도 자리잡고 있다. '조용한 사직'이란 일보다 자기 삶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퇴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업무만 처리하며 회사와 적정한 거리를 두는 태도를 말한다.

직장 연차가 10년 가까이 된 안모씨(36)은 사실상 '승진 포기'를 넘어 '승진 거부' 상황이다. 손에 전화기를 달고 살았던 안씨는 퇴근 이후에는 따로 만든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직장 동료나 상사의 업무 메시지는 회사에서만 확인한다. 안씨는 "분명 회사에 들어올 때만 하더라도 꿈도 많았는데 어느 순간 일할 생각만 하면 숨이 막힌다"며 "경쟁은 이제 지긋지긋하고 어느새 보니 스트레스 때문에 위장 건강도 안 좋아져 내 삶을 우선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규모 회사에서 중견기업으로 이직한 정모씨(31)도 최근 '조용한 사직' 흐름에 올라탔다. 정씨는 "회사 다녀서 열심히 일해봐야 길거리에 흔한 수입차 사기도 어렵다는 걸 느낀 후에 일은 그냥 내 자아 만족 수단으로 적당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게 먼저라는 생각에 이전 세대처럼 일에만 몰두하기보다 길게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2년 차인 이모씨(26)도 "직업이 날 잡아먹는 게 싫다"며 " 일의 효능감을 느끼고 싶을 때도 있는데 노력에 따르는 보상이 눈에 보이는 게 아니다 보니 일이 아닌 다른 여가생활을 통해서 그 효능감을 채우는 게 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렌드 분석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 5일 '트렌드 코리아 2023'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청년세대 사이에서 승진보다 업무환경, 조직보다 개인, 평생직장보다 조기 은퇴가 중요한 '오피스 빅뱅'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분석을 내놨다. 일은 하되 조직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승진 거부'와 최소한의 일만 하는 '조용한 사직' 움직임도 오피스 빅뱅의 현상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조용한 사직' 현상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며 "최근 퇴사와 이직이 잦은 흐름을 두고 젊은 세대의 근무태도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조직에서 '성장하고 있다'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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