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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야, 집에 가자"…9개월째 함께 찾는 사람들[인류애 충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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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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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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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함박산서 실종된 '똘똘이', 전단지 2만 장 붙이며 매일 애타게 찾아다녀…내 반려견 잃어버린 듯 함께하는 150명의 고마운 이들, 똘이 보호자 "정말 이 고마움이란 건 이루 말할 수 없어요"

[편집자주] 세상과 사람이 싫어지는 날이 있습니다. 어떤 날은 반대로 위로를 받기도 하고요. 숨어 있던 온기를 길어내려 합니다. 좋은 일도, 선한 이들도 많다고 말이지요. '인류애 충전소'에 잘 오셨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함박산에서 잃어버린 '똘똘이'를 찾는 전단지./사진=똘이 보호자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함박산에서 잃어버린 '똘똘이'를 찾는 전단지./사진=똘이 보호자님
/일러스트= 조보람 작가(@pencil_no.9)
/일러스트= 조보람 작가(@pencil_no.9)
9월 20일은 반려견 '똘이'가 태어난 날이었다. 축하도 받고, 맛난 간식도 먹으며 보내야 할 하루. 하지만 똘이는 아직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잃어버린 건 지난 2월 23일이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함박산에서였다. 갑자기 고라니가 울며 튀어나왔고, 소심한 똘이는 놀라서 달아났다. 똘이 가족들의 시간은 그날로 멈춰버렸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모여 똘이를 찾으려 애쓰고 응원하는 사람들. 오픈채팅방에서 '함박산 똘똘이'라 검색하면 된다./사진=남형도 기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모여 똘이를 찾으려 애쓰고 응원하는 사람들. 오픈채팅방에서 '함박산 똘똘이'라 검색하면 된다./사진=남형도 기자
똘이가 없는 똘이의 열 번째 생일날, 오전 7시 23분. 단톡방에 누군가 글을 올렸다. 생일을 축하하는 이모티콘과 함께였다.

"똘이 생일, 마니마니 축하해. 똘이야, 오늘이 생일인 만큼 기적처럼 나타나주면 안 되겠니? 그럼 더없이 좋을텐데…."

그 톡엔 22명이 하트와 엄지척을 눌렀고, 뒤이어 다른 사람들도 똘이 생일을 축하했다. 똘이가 지금 많이 춥고 배고프지 않은 곳이면 좋겠다고, 가장 큰 선물은 가족을 다시 만나는 일일 거라고, 다 같이 애타는 맘으로 너를 기다리고 있다고.



매일매일 아침저녁으로, 하루 5시간씩 찾아…전단지 붙인 것만 2만 장


똘이가 산책하던 모습./사진=똘이 보호자님
똘이가 산책하던 모습./사진=똘이 보호자님
똘이를 간절히 찾겠다는 이들 150여 명이 그리 단톡방에 모여 있다. 마치 나의 반려견이 사라진 듯, 함께 걱정해주는 마음이 수시로 가득하다. 나도 6월부터 그 안에 들어가 있었다. 실제로 함께 찾아주고, 비슷한 강아지를 계속해서 제보해준다. 똘이가 돌아오면, 누구보다 기뻐할 고마운 사람들이다.

형도 : 똘이를 잃어버린 뒤 벌써 꽤 시간이 흘렀어요. 많이 힘드셨지요.
똘이 보호자(이하 보호자) : 며칠이면 찾을 줄 알았어요. 제가 예순 가까이 되어 나이도 좀 있어 그렇지만, 항상 피곤함에 절어 있는 느낌이에요. 똘이 꿈도 많이 꾸고요. 진짜 많이 지치네요.
다양한 똘이의 모습./사진=똘이 보호자님
다양한 똘이의 모습./사진=똘이 보호자님
형도 : 그럴 수밖에요.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보호자 : 매일매일 똘이를 찾고 있어요. 아침에 3시간, 저녁에 2시간씩요. 저와 애들(딸, 아들)은 주로 전단지를 붙이고요. 남편은 처음 잃어버린 함박산이나 제보 들어온 곳을 수색하고요.
똘이 어렸을 때 사진./사진=똘이 보호자님
똘이 어렸을 때 사진./사진=똘이 보호자님
형도 : 이제 경기 용인시는 거의 찾아보셨을 것 같아요.
보호자 : 그렇지요. 웬만한 데는 거의 다 가봤어요. 광주(경기)도, 서울도 가봤고요. 전단지만 2만 장 정도 붙인 것 같아요. 붙여도 너무 많이 떼이지만요. 그래서 요즘엔 배너를 많이 설치하고 있어요. 동물농장 같은 방송에 나가면 좋을텐데, 사진만 잠깐이라도요. 그럼 많이 볼 텐데….
실종된 똘이를 찾아다니다가, 똘이 가족들이 구조한 '또미'. 똘이가 아니라 또미 모습이다. 또미도 많이 적응하고 건강해졌다. 표정부터 다르니. 똘이도 이리 돌아와, 동생 또미와 함께 산책하길./사진=똘이 보호자님
실종된 똘이를 찾아다니다가, 똘이 가족들이 구조한 '또미'. 똘이가 아니라 또미 모습이다. 또미도 많이 적응하고 건강해졌다. 표정부터 다르니. 똘이도 이리 돌아와, 동생 또미와 함께 산책하길./사진=똘이 보호자님
형도 : 그러게요. 그리고 똘이 찾으시다가 유기견이었던 '또미' 구조도 하셨지요.
보호자 : 충남 예산서 똘이와 비슷한 애가 있다고 올라온 거예요. 확인하러 남편과 아들이 갔지요. 떠돌이 생활을 3개월이나 했더라고요. 며칠 보호해준 집이 있었는데 키우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데리고 왔지요.

형도 :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이에요. 또미는 잘 적응했을까요.
보호자 : 처음엔 등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 있었는데, 살도 2킬로 이상 쪘어요. 잘 먹고 산책도 매일 잘하고요. 엄청 순하고 잘 따르고 애교가 많아요.



"똘이 꼭 돌아올 거예요" 응원에 더없이 힘 얻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모여 똘이를 찾으려 애쓰고 응원하는 사람들. 오픈채팅방에서 '함박산 똘똘이'라 검색하면 된다./사진=남형도 기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모여 똘이를 찾으려 애쓰고 응원하는 사람들. 오픈채팅방에서 '함박산 똘똘이'라 검색하면 된다./사진=남형도 기자
어디 있을지 모르는 막막함. 하루도 쉬지 못하는 날들. 감히 상상하기 힘든 힘듦. 똘이의 네 가족이 보내는 고된 시간엔 함께 버티어주는 이들이 다행스럽게 있었다. '함박산에서 실종된 똘똘이를 찾습니다'란 이름의 단톡방에 모인 이들이다.

형도 : 단톡방에 계신 분들이 151명이에요. 어떤 분들인가요.
보호자 : 거의 다 처음부터 도움 주신 분들이 많지요. 집이 성남인데 지하철 타고 와서 며칠씩 수색해주신 분도 계셨어요. 자기 등에, 차에 붙이고 다니며 알리시던 분도 있었고요.

형도 : 아이고, 정말 고마운 마음이네요.
보호자: 세밀하게 정말 도움 많이 주세요. 전단지 비용이 많이 든다며 직접 만들어서 보내주신 분도 있고요. 반려견 축제 이런 데에 배너 설치하면 좋을 자리도 봐주시고, 동물병원 도움도 주시고요. 현장에 나와 도와주지 않더라도 응원해주시는 분도 많고요. 어디 가보면 있을 것 같다, 조언도 주시지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모여 똘이를 찾으려 애쓰고 응원하는 사람들. 오픈채팅방에서 '함박산 똘똘이'라 검색하면 된다./사진=남형도 기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모여 똘이를 찾으려 애쓰고 응원하는 사람들. 오픈채팅방에서 '함박산 똘똘이'라 검색하면 된다./사진=남형도 기자
형도 : 많이 힘드신 상황이지만…어떤 말씀을 들으면 힘이 좀 나세요.
보호자 : 똘이는 꼭 돌아올 거예요, 힘내세요, 그런 격려의 글들이지요.

형도 : 그런 분들께는 어떤 마음이실까요.
보호자 : 정말 이 고마움이란 건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그냥 고맙다 이런 차원이 아니에요. 시간을 똘이를 찾기 위해 온전히 할애해주신 건데, 그게 너무 어려운 일인 걸 잘 아니까요.

4개월간 지켜보니 정말 그랬었다. 늦은 밤, 똘이를 그날도 찾지 못해 지친 가족들에게 "정말 고생 많으셨다"며 토닥이던 따스한 이들. 날이 추워진다며, 더 추워지기 전에 사랑하는 가족들 품으로 왔으면 좋겠다며, 간절히 기도한다던 사람. 자신도 반려견을 잃어버렸다 찾은 경험이 있어 더 마음이 아프다던, 고마운 존재들.
똘이의 모습을 자세히 봐주기를./사진=똘이 보호자님
똘이의 모습을 자세히 봐주기를./사진=똘이 보호자님
끝으로 똘이를 찾으면 무얼 가장 하고 싶느냐고 물었다. 꼭 그리 됐으면 바람을 잔뜩, 꾹꾹 눌러 담았다. 똘이 보호자가 말했다.

"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여행도 다니고 싶고, 애견 카페도 주저하다 못 가봤는데 데려가고 싶어요. 어떤 지인은 '언니, 이제 그만해'라고 해요. 새로 온 애에게 정 주라고요. 사람 감정이, 마음이 그리되나요."

10년을 키웠는데, 똘이가 혹시 가족을 못 알아보면 어쩌나 걱정된다는 말도 했다.

아니라고, 똘이는 꼭 가족을 알아볼 거라고 했다. 꼬릴 흔들고, 귀를 젖히고, 언제 없었냐는 듯 무탈히 돌아올 거라고.



'똘똘이'를 찾아주세요


똘이의 모습./사진=똘이 보호자님
똘이의 모습./사진=똘이 보호자님
똘이는 잃어버린 지 시간이 꽤 흘렀기에 누군가 보호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잃어버린 함박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여성분이 보호하고 있단 제보도 있었답니다(제보해주신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애타게 찾고 있어요).

아파트나 빌라에 똘이를 닮은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분이 있는지, 당근마켓에 올려주세요. 목격하시면 사진을 찍어 제보해주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똘이의 모습./사진=똘이 보호자님
똘이의 모습./사진=똘이 보호자님
똘이 특징을 말씀드리니 자주 두리번거리며 자세히 봐주세요. 흰색, 누런색 털의 삽살개 느낌이고, 등쪽이 더 누렇고요. 왼쪽 귀만 접히는 게 특징이에요. 실종 당시엔 '빨간 목줄'을 차고 있었으나 벗겨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12킬로 중형견인데, 중형견과 대형견 사이로 볼 정도론 큽니다. 코 중간 부분이 분홍색이고요. 털 길이나 살이 찐 정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똘이의 실제 크기는 이정도 느낌이다./사진=똘이 보호자님
똘이의 실제 크기는 이정도 느낌이다./사진=똘이 보호자님
경기도 용인시, 특히 처인구나 처인구 인근에 사시는 분은 유심히 주위를 봐주세요. 집이나 가게에 전단지를 붙여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고요. 용인 지역 당근마켓이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나 유튜브, 커뮤니티에 똘이 이야길 많이 알려주세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함박산 똘똘이'를 검색하시면, 고맙고 따스한 이들과 똘이를 함께 찾는 데에 힘을 보태어주실 수 있습니다.

올가을 다채로운 낙엽 길을 똘이와 가족들이 함께 밟으며 산책할 수 있도록, 부디 함께해주세요.
연대하고 알리다보면 꼭 똘이가 돌아올 거라 믿는다./사진=똘이 보호자님
연대하고 알리다보면 꼭 똘이가 돌아올 거라 믿는다./사진=똘이 보호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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