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태양광 대출·펀드 22.7조 취급... 금감원 "건전성 정밀검사"

자료=금융감독원

2017년부터 올 8월까지 전 금융권에서 취급한 태양광 대출·펀드 규모가 22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태양광 대출·펀드의 건전성 지표가 현재 양호한 수준이지만, 정확한 상황을 보다 정밀하게 들여다 볼 예정이다.


금감원은 7일 이같은 내용의 '금융권 태양광 대출·펀드 현황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국무조정실이 지난달 정책자금 운영실태 표본조사 결과를 발표한 후 태양광 대출·펀드의 부실 우려가 커지자 관련 현황을 집계한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 8월까지 전 금융권에서 취급한 태양광 대출·펀드 규모는 22조7000억원이다. 대출 16조3000억원, 펀드 6조4000억원으로 구성됐다.

대출의 경우 종류별로는 금융사 자체자금으로 대출한 일반자금이 14조7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에너지공단 추천을 받아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재원으로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는 정책자금대출은 1조5000억원 규모였다. 지방자치단체가 대출금리 일부를 보전하는 이차보전협약대출의 경우 1000억원에 불과했다.

기관별로는 상호금융이 7조2000억원으로 태양광 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했다. 이어 은행(7조원), 보험(1조9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1300억원), 저축은행(700억원) 순이었다. 상호금융에서는 농협 4조6500억원, 신협 1조7900억원, 수협 7400억원 순으로 태양광 대출을 내줬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KB국민은행(1조8747억원)의 태양광 대출 취급액이 가장 높았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1조3686억원)이 가장 많은 태양광 대출을 내줬다.


같은 기간 태양광 관련 누적 펀드 설정액은 6조4000억원으로 조사됐다. 태양광 펀드는 31개 자산운용사가 총 111개 사모펀드로 설정해 태양광 사업 시행 법인에 대출이나 지분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태양광 대출과 펀드 취급액 모두 2020년에 정점을 찍고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2017년 1조3000억원이었던 태양광 대출·펀드 취급액은 2019년 4조6000억원, 2020년 6조1000억원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5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는 2조5000억원이 취급됐다.

올 8월 기준 태양광 대출 잔액은 11조2000억원이었다. 농협의 잔액이 3조600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사모펀드 설정액은 6조4000억원이었는데, 기관투자자 비중이 99.9%였다. 개인투자자 비중은 0.1%(8억1000만원)에 불과했다.

태양광 대출에 대한 건전성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의 경우 평균 0.12%였고, 업권별로는 저축은행(0.39%), 여신전문(0.24%), 상호금융(0.16%), 은행(0.09%) 순이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평균 0.22%로 당장 위험도가 높진 않았다. 다만 금감원은 대출만기가 정책자금의 경우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으로 긴 만큼 정확한 건전성 상황은 앞으로 더 지켜볼 예정이다.

태양광 펀드의 경우 올해 8월 만기가 도래한 펀드 중 2개 사모펀드의 환매가 중단됐다. 설정액은 총 50억원이다. 금감원은 통상 태양광 펀드의 만기가 15~25년 내외로 긴 편이라 펀드 내 자산의 부실 여부 등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올 8월 기준 5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태양광 펀드는 6개(170억원)며, 5~15년 만기가 7개(1355억원), 15년 이상이 98개(6조2000억원)다.

금감원 관계자는 "태양광 대출과 펀드의 리스크와 공사 진행률, 공사 중단여부, 담보·보험가입 여부 등 자산건전성 현황을 면밀히 점검해 이를 토대로 필요한 감독상의 조치를 할 것"이라며 "태양광 대출·펀드와 관련해 유관기관의 협조 요청이 있는 경우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