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분기 매출 '맑음'·수익성 '흐림'…전장, 2분기 연속 흑자(종합)

LG전자 여의도 LG트윈

LG전자 (92,200원 ▼600 -0.65%)가 올해 3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라 올해 초부터 시작된 소비 심리 부진이 3분기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보다 낮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LG전자는 7일 3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이 매출 21조1714억원, 영업이익 7466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8.8% 늘어난 역대 분기 기준 최대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8%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 25.1%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LG전자 영업이익에 GM 리콜 충당비용이 약 4800억원이 반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실질적으로 30% 줄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도 하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까지 집계된 증권사들의 LG전자 3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8685억원이이었다.
TV·생활가전 고전…VS(전장) 2분기 연속 흑자LG전자의 주력 제품인 TV와 생활 가전 모두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VS(전장)사업부는 지난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 본부의 경우 원자재값 상승과 해상 운임 등 물류비 인상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것으로 추측된다. 소비 심리 위축에 따라 가전 수요가 전반적으로 둔화됐지만 북미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LG오브제컬렉션과 신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이 견조한 판매 흐름을 보였다.


TV 등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 본부는 매출과 수익성 확보 모두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 소비 심리 악화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수요 감소로 마케팅에 들어가는 자원 투자는 더욱 늘어나면서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BS(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도 영업이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주요 부품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 등에 더해 IT(정보기술)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 현상이 이어지면서다. B2B(기업간거래) 시장이 커진 덕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여겨진다.

고전한 다른 사업부들과 달리 전장(VS)사업본부는 지난 분기의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체의 생산이 계속해서 확대되면서 매출이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또 LG전자가 전장 부품 매출의 건전성 개선에 나선 것과 동시에 자동차 부품 판가 인상 효과로 지난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전장본부는 2015년 4분기 이후 26분기만인 올해 2분기에 흑자전환했다.
4분기,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수익성 확보 주력4분기에도 글로벌 패권 경쟁과 공급망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경영환경은 계속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생활가전과 TV 등 주력사업에 집중하는 동시에 전장사업과 B2B사업, 신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나가겠단 전략이다. AI(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 등 미래사업을 위한 투자로 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

H&A 사업본부는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통한 원가 구조 개선과 효율적 자원운영으로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HE사업부는 최근 출시한 세계 최대 올레드(OLED, 유기발광다이오드) 97형 TV와 게이밍 전용 벤더블 올레드 TV인 '플렉스'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 확보에 나선다. 하반기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크리마스 등 대형 쇼핑 시즌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4분기 북미(88만5300대) 와 유럽(133만2200대) 시장에서민 총 221만7600대의 올레드 TV가 공급될 것이라 전망했다. 올해 4분기 올레드 TV 전체 출하량 예상치가 291만9600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올레드 TV 4대 중 3대가 북미와 유럽에서 팔리는 셈이다.

VS 사업본부는 완성차 업체들의 추가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원가 절감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BS사업본부는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로 시장 지위를 강화한단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