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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폐지' 약속 지킨 尹정부…"오히려 기능 강화" 기대와 우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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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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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尹정부 조직개편안 대해부(上)

[편집자주] 정부조직법은 대한민국의 '제1호 법률'이다. 대한민국의 출범과 함께 처음 만들어진 법률이 정부조직법이다. 정부조직법을 그 정부의 철학과 비전과 연결시킬 수 있는 이유다. 윤석열 정부도 조직개편안을 확정하고, 정책방향과 의지를 강조했다. 첫 조직개편안의 의미를 짚어봤다.



'여가부 폐지'라 쓰고 '인구차관 신설'이라고 읽는다


◇복지부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 신설 의미는

'여가부 폐지' 약속 지킨 尹정부…"오히려 기능 강화" 기대와 우려
윤석열 정부의 첫 정부조직 개편방안이 베일을 벗었다. 효율성을 강조하는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무리수는 두지 않았다. 중앙부처의 신설안과 폐지안을 담았지만, 중앙행정기관의 숫자는 지난 정부와 동일하게 맞췄다. 박근혜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 문재인 정부의 중소기업벤처부와 같이 정권을 대표하는 '브랜드 부처'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는 약속을 지켰다. 여가부 폐지는 갑론을박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주제다. 하지만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보건복지부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 신설은 의미 있는 결정으로 읽힌다.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는 저출산 문제가 본격화한 이후 중앙부처 내에 사실상 처음 만들어지는 종합 인구정책 담당 조직이다.

◇여가부 폐지·국가보훈부 신설·재외동포청 신설

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 같은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조직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가 정부안을 만들어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하는 모습을 갖췄다. 정부안은 여성가족부 폐지, 국가보훈처의 국가보훈부 승격, 재외동포청 신설로 요악된다. 이에 따라 현행 18부4처18청 구조는 18부3처19청으로 바뀐다.

국가보훈부와 재외동포청 신설은 정치권에서 이견이 없는 주제다. 1961년 설립된 군사원호청에 뿌리를 두고 있는 국가보훈처는 지금도 장관급 조직이지만 일반 중앙부처에 비해선 위상이 낮았다. 국가보훈부로 승격하면 권한이 커진다. 재외동포 대상 업무를 담당할 재외동포청은 외교부 장관 소속으로 신설한다.

여가부 폐지는 논쟁적 주제다. 대선 과정부터 논란이 됐던 주제이고 여야의 입장도 엇갈린다. 만약 여가부가 폐지되면 복지부에는 차관급 조직으로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가 생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설명하면서 "미래 대한민국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사회정책의 종합적·전략적 추진체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안을 살펴보면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는 기존 여가부 기능에 복지부 인구정책실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안에서 기술한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의 업무는 인구·가족·아동·청소년·노인 정책과 양성평등 기능의 총괄이다. 현재 복지부 인구정책실은 인구아동정책관, 노인정책관, 보육정책관 등 3개 국장 자리로 이뤄졌다. 정부안의 설명과 정확히 겹친다.
'여가부 폐지' 약속 지킨 尹정부…"오히려 기능 강화" 기대와 우려
◇사실상 '인구 차관' 신설..장관급 조직 필요 주장도

정부안에 맞춰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는 양성평등 업무의 범위를 넘어서 인구정책의 실무적 총괄조직을 거듭날 수 있다. 사실상 '인구 차관' 자리가 새로 생기는 것이다. 현재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는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맡고 있지만 위원회의 특성상 한계를 보였다. 복지부의 '인구 차관'이 인구정책의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와 여당은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장의 위상을 기존 차관급보다 격상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교섭본부장과 유사한 지위를 고려하고 있다. 통상교섭본부장은 대내적으로 차관급이지만, 대외적으로는 장관급 위상을 부여한다. 국무회의 배석과 발언권까지 보유하고 있다.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장 역시 같은 대우를 한다는 계획이다.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의 신설은 최근 윤 대통령의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인구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인구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국무회의 비공개회의에서 "인구문제는 미래에 다가올 이슈가 아니라 현재 이슈"라며 "모든 분야의 정책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 양상을 고려할 때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의 위상을 더 높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일본만 하더라도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장관급 조직이 있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구 문제를 가볍게 보면 안된다"며 "인구와 가족, 보육까지 아우르는 장관급 부처를 만들면 업무영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 정권마다 존폐·개편론"..여가부 21년 굴곡의 역사 접나


◇주요 업무 복지부로 이관…부처 격하 논란도

여성가족부가 2001년 '여성부'로 출범한 지 21년 만에 폐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2000년대 들어서만 이름이 4번 바뀌고, 매 정권 '존폐' 혹은 '개편' 논란의 중심에 섰던 여가부는 그동안 수차례 부침을 겪었다. 소규모 '미니부처'인 탓에 다른 부처와 중복 업무가 많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받아왔다.

지난 6일 행정안전부는 여가부를 폐지하고 △가족·청소년·양성평등 등 업무는 보건복지부와 통합 △여성 고용 지원 업무는 고용노동부로 이관한다는 새 정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여가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2001년 '여성부'로 시작…이명박 정부 때 축소

'여가부 폐지' 약속 지킨 尹정부…"오히려 기능 강화" 기대와 우려
여가부의 역사는 1988년 정무장관(제2)실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당 실이 사회·문화 관련 업무와 함께 여성 정책 총괄·조정 기능을 맡았다. 이후 1998년 실이 폐지되며 대통령 직속의 여성특별위원회로 개편됐고, 2001년 여성정책과 남녀차별 개선 등을 위한 독립부처 '여성부'로 탄생했다. 보건복지부의 보육, 가족업무를 이관받아 2005년엔 '여성가족부'로 확대됐다.

윤석열 정부와 같이 여가부 폐지를 앞세웠던 이명박 정부(2008년) 때는 여성 업무만 전담하는 '여성부'로 다시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가족 문제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높아지며 2010년 다시 청소년·가족 업무를 이관받았고, '여성가족부'로 개편된 뒤 현재까지 이어졌다.

정부는 개편 필요성에 대해 여성·청소년 등 특정 대상 업무 수행으로 전 생애주기에 걸친 종합적 사회정책 추진이 곤란하고, 부처 간 기능중복 등으로 정부 운영의 비효율을 초래해왔다는 점을 꼽는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조직개편안이 발표된 다음 날(7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그동안 여가부는 '여성'에 특화된 정책으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직개편 이후 가족·청소년 등 여가부의 기존 업무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설명도 했다. 같은 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국민의힘 화상 의원총회 참석 후 "여가부의 기능이 축소되거나 조직이 작아지는 게 전혀 아니다"라며 "그대로 복지부로 옮겨간다고 생각해도 사실과 전혀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로 통합해 정책 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건강, 출산 및 양육, 인구정책 등 집행력이 강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정책 연속성 확보 VS 젠더 정책 총괄 컨트롤타워 상실

지난 6일 여성가족부 모습 /사진=뉴스1
지난 6일 여성가족부 모습 /사진=뉴스1

일부 전문가들도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 등 복지부 업무가 여가부와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며 "원래 하던 일들이기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양성평등 업무까지 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복지부나 대통령 직속 산하로 양성평등 관련 위원회를 두는 방향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여성계가 우려하는 것도 이런 지점이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대표는 "(축소가 아니라고 해놓고) 부처급이 하기도 어려웠던 업무를 본부장급에게 맡기는 건 모순"이라며 "모든 정책에 젠더 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여가부는 그동안 부처 간 상호협력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무 범위부터 상당한 복지부가 여성에게 얼마나 관심을 기울일지 알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여가부가 '그동안 제 역할을 못했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여가부는 억울한 측면이 크다는 입장이다. 올해 여가부 예산은 1조4650억원으로, 전체 정부 예산 607조700억 원 중 0.24%에 불과해 전체 정부 부처 중 가작 적다. 인력과 조직도 2실 2국 3관으로 가장 작다. 여가부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해야할 일은 많은데 조직은 너무 작다"라며 "일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준 뒤 부처의 능력에 대해 평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외에서는 '성평등정책' 주무부처를 주요 정부기구로 운영·유지하는 국가가 상당수다. 2020년 기준 UN(유럽연합)여성기구에 여성·성평등 업무담당기관을 등록한 194개 국가 중 성(Gender)·여성(Women)·평등(Equality)이 조직명에 들어가는 부(Ministry) 및 부처의 장이 장관급(Minister)인 경우는 97개국이다. 스웨덴 등 선진국들은 '성평등부'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예산 100조, 차관급 3명"..'여가부 폐지'로 위상 높아진 복지부


◇복지부, 예산·조직 갈수록 커져…사회부총리 가능성까지 거론

'여가부 폐지' 약속 지킨 尹정부…"오히려 기능 강화" 기대와 우려

윤석열 정부 첫 조직개편안은 여성가족부 폐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보건복지부의 위상 강화가 자리잡고 있다. 복지부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로 여가부 기능을 넘겨 받으면 사실상 '3차관 체제'로 운영된다. 중앙부처 중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한 복지부는 조직과 예산 등 모든 분야에서 위상이 높아진다.

8일 정치권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정부안을 반영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여가부를 폐지하고 관련 기능을 복지부로 넘긴다는 내용이다. 복지부는 여가부 기능을 넘겨 받기 위해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한다. 본부장의 지위는 차관급이지만, 일반 차관보다는 격이 높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2차관 도입 2년만에 차관급 추가 가능성 커진 복지부

정부조직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는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장의 위상을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교섭본부장에 비유한다. 통상교섭본부장도 차관급이지만 국무회의에 '배석자' 자격으로 참석한다. 정부·여당에서 생각하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편방안을 보면,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장에게도 국무회의 배석권을 부여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정부·여당안대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복지부는 차관급만 3명을 보유한다. 수십년간 1차관 체제로 유지되던 복지부는 2020년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2차관 자리를 신설했다. 감염병 상황이 심각해지자 보건 분야를 전담할 2차관이 생겼다. 불과 2년 만에 3번째 차관급 자리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현재 차관급이 3명인 중앙부처는 2곳에 불과하다. 1·2차관과 통상교섭본부장(차관급)을 두는 산업통상자원부, 1·2차관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을 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만 3명의 차관급이 존재한다. '공룡부처'로 꼽히는 기획재정부도 1·2차관만 있다. 사회부총리 부처인 교육부는 차관이 1명밖에 없다.

◇복지부, 사회부총리 자리까지 꿰찰까

1948년 정부 출범과 함께 사회부로 시작한 복지부는 1955년 보건사회부로 바뀌며 보건과 복지, 노동, 환경 등을 담당하는 다업무 부처로 자리매김했지만 이후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의 신설로 '거대 부처'라는 타이틀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하지만 여가부 기능을 흡수할 경우 최소한 고위직 규모에서는 사회부처 중 가장 덩치가 커진다.

복지부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어떻게 꾸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서울에 있는 여가부 조직이 세종으로 내려가는 문제 등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며 "세부적인 기능 조정 문제도 복지부와 조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통합된 이후에 어떻게 할지는 아직 검토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예산 측면에서도 이미 다른 부처를 압도한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복지부 소관 예산은 108조9918억원이다. 중앙부처 중 가장 많은 예산 규모다. 정부의 전체 내년 예산 규모가 639조원이라는 걸 감안하면 복지부 소관 예산의 비중은 월등히 높다. 저출산·고령화 상황에서 보건·복지 예산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행안부는 복지부의 규모가 비대해지는 것과 관련해 복지부의 분리, 복지부 장관의 사회부총리 격상도 검토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실무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지만 분리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 맞지 않는다"며 "복지부 자체를 격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면 다시 논의를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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