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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EU도 개발 못한 바이오플라스틱 연포장재… 한국이 해냈다

머니투데이
  • 신재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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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1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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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조 원 연포장재 시장 주도할 독자기술 개발한 박형우 식품포장학 박사

독자기술로 미세플라스틱 없는 바이오플라스틱 신선육 포장재 개발한 세 주역. 오른쪽부터 박형우 박사, 박상희 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한정구 ㈜에이유 대표
독자기술로 미세플라스틱 없는 바이오플라스틱 신선육 포장재 개발한 세 주역. 오른쪽부터 박형우 박사, 박상희 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한정구 ㈜에이유 대표


종이컵 하나에 5조개 나노 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근본적 해결방안은?


유기체인지 무생물인지 애매한 코로나바이러스와 탄소 기반의 미세플라스틱은 유사성이 있다. 둘 다 인간과 동물(숙주)의 세포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통해 돌아다니며 건강의 토대를 눈에 띄지 않게 공격하다가 결국 숙주를 압도한다. 인간과 동물은 호흡하지 않고 버티지 않는 한 그것들의 침투를 막을 수 없다.

나노 플라스틱면 우리들의 폐 깊숙한 곳으로 갈수록 축적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많다고 한다. 우리의 일상은 24시간 플라스틱과 닿아 있는데, 이들이 내뿜는 미세 플라스틱이 폐 속에 쌓여 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연구팀이 2022년 6월 환경과학기술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일회용 컵에 22℃의 물을 넣은 경우에 리터당 2조 8000억 개, 100℃ 물을 담았던 일회용 컵에서는 리터당 5조1000억 개의 나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한다.

미세플라스틱이 어류를 비롯한 동식물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 연근해 해양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더 이상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은 자명하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법률로 규제하고 있지만 정부가 말하는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기준과 일반 시민이 느끼는 '안전'의 기준이 같지 않다. 규제의 기준이 되는 '과학적으로 안전'이 '불확실성을 포함한 안전'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정부와 개인의 선의에만 맡겨서는 충분치 않은 것이다. 동식물에 해가 가지 않는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바이오플라스틱 연포장재(flexible converting materials)


바이오플라스틱 가공 및 바이오매스 소재/사진제공=㈜에이유
바이오플라스틱 가공 및 바이오매스 소재/사진제공=㈜에이유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가장 열심인 곳이 EU다. EU는 원재료-생산/유통-소비-폐기 전 과정에서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통합 환경정책(IPP)이 추진되고 있어 규제 대상 분야가 다양화되며 규제 자체도 강화되고 있다.

가공 기술야 중 가장 어려운 분야가 식품 포장용 연포장재 가공 기술이다. 식품 고유의 특성과 유통조건에 따라 포장 재질이 3~9겹 정도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간단한 식품류는 3겹, 자외선 차단 등의 경우 5~7겹, 레토르트, 소시지 등 고온에서 가공하거나 장기적으로 유통되는 경우는 5~9겹을 사용하고 있다. 가공식품류의 값이 공산 품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포장재 가격 또한 민감한 요인이 된다.

3~9겹재제 강화로 플라스틱병류, 컵류, 빨대, 쇼핑백 등 1가지 재질(monolayer)을 사용하는 것은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3~9겹을 사용하는 식품 포장용 연포장째는 세계 어느 나라도 아직 제조를 못 하고 있다.

연포장재경우 바이오 플라스틱 개별 소재는 SK, CJ, 대상, 코오롱, 화학연, 생명연 등에서 만들며, 이를 일회용 컵, 물병, 빨대 및 일회용 쇼핑백 등으로 생산한다. 바이오플라스틱은 탄소 기반 합성 플라스틱에 비해 물성과 가공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과자, 라면, 스낵, 소시지 등을 포장하기 위해서는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연포장째를 내용물의 요구 특성에 따라 첨합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기술이 물성이 서로 다른 바이오플라스틱 소재들을 첨합하는 컨버팅 기술이다.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신선육 포장재 개발 성공


기술개발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은 그것에 투자하는 의식적인 결정들의 결과이다. 일본, EU, 미국 등 포장 관련 기술이 앞선 선진국이 지금까지 개발 못한 식품별 컨버팅 기술을 세계 최초 '독자기술'로 한국이 개발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컨버팅 독자기술 개발에 성공한 이는 생분해 및 미세플라스틱 분야에서 세계적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박형우 박사이다. 그는 컨버팅 기술 개발에 나선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현재도 종이는 친환경, 플라스틱은 비(非)친 환경 이라는 인식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식품포장학자로서 소재들의 전과정평가(LCA)를 통한 자료들을 보고 다각적인 평가 후에 종이보다 플라스틱이 지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미국 환경청 보고 2015) 사실을 여러 경로를 통해 외쳤지만,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죠."

박형우 박사는 그 후 바이오플라스틱 연구에 동참하게 되면서 2011년에 한국포장학회지에 PLA 필름의 표면 개질을 통해 제조한 필름과 기존 필름 간의 신선 식품의 유통기간 비교 연구 결과를 3편 발표했다. 이때부터 식품 포장용 필름을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기 위해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협회와 ㈜에이유, ㈜ 네고팩, ㈜에코바이오를 통해 바이오플라스틱 가공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게 됐다.

박형우 박사는 다음과 같이 개발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2016년 한국식품연구원을 퇴직 후 화학연구원과 생산기술연구원의 바이오 플라스틱 전문가들을 만났을 때입니다. '식품 포장재 중에 일회용 컵과 쇼핑 백 및 병, 트레이는 전체 포장재의 15%도 안 되고 연포장재가 85% 이상을 차지하는데 가공 기술 개발은 안 하고 왜 소재 개발만 하느냐'고 묻자 '소기업과 연구를 하면 매칭펀드와 SCI 논문 등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아시면서 왜 질문하느냐'는 식으로 도리어 저를 답답게 여기더군요. 컨버팅 기술은 중소기업 고유 업종이거든요."

신선식품은 마트에 진열돼있는 동안에도 계속 호흡하고 있어 신선식품마다 포장방법이 달라야 한다. 포장재가 너무 두꺼우면 혐기호흡으로 도리어 더 빨리 부패하고, 너무 얇으면 호흡을 많이 해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미국, EU, 한국도 수확 후 관리 기술이 많이 연구되고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고 있는 현재 포장 기술과 신선도 유지 기술 전문기술을 갖춘 인력이 있는 대형 유통마켓은 거의 없다.

박형우 박사는 이어 이렇게 말했다.
"소비자들은 고품질 식품을 원하고 있습니다. 신선육을 포장하는 포장재는 석유계 합성 플라스틱인 Nylon/PE, PET/PP, PS 트레이와 랩 필름, PP 트레이와 랩 필름 또는 PP/PET 필름 등인데 이들은 미세플라스틱 함량이 매우 높아요. 특히 온라인을 많이 이용하는 MZ 소비자들은 가족들의 건강에 매우 민감하죠. 그래서 신선 육류용 포장재를 바이오플라스틱으로 개발하고 싶었습니다. 신선 육류용 포장재는 산소 차단성과 인열성 및 유연성이 절대 필요사항으로 이러한 특성을 갖는 소재를 선택해 개발하게 됐습니다."

연포장재장재로 식품 포장재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연포장재를 탄소 중립형 포장재로 변환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한국이 착수했다는 것, 이것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박형우 박사는 세계 석유계 연포장재 산업 규모가 400조가량이며, 이것을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바꾸면 산업 규모가 1,000조 원에 달한다고 말한다. 참고로 드론과 로봇 산업 규모는 50조 미만, 자동차 산업이 370조, 철강이 200조, IT 산업이 510조 규모다. 이들 분야는 가격도, 품질도, 원료도, 환경도 심지어 RE100(재생에너지)을 채택해야 하는 쉽지 않은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가공 기술바이오플라스틱 소재로 식품 포장용 연포장재 가공 기술 확보는 국가의 명운을 걸고 추진해야 한다. 박형우 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신선육 포장용 바이오플라스틱 연포장재 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관련 기술을 확보해 연포장용 원단을 생산하고 세계 각국으로 수출한다면 한국의 바이오플라스틱 가공산업은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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