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미·러 정상회담…백악관 "바이든, 푸틴 만날 생각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뉴스1

미국이 오는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재차 선을 그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현재 푸틴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나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군이 최근 크름대교(케르치해협 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 조치로 우크라이나에 연이어 미사일 공격을 한 것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대통령이 평상시처럼 푸틴과 비즈니스를 할 때라고 믿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푸틴을 만날 계획이 없고, 정상 차원에서도 푸틴과 대화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참석해도 바이든 대통령이 별도로 만나거나 정상회담 수준의 대화를 추진하지 않을 거란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CNN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의에서 미·러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그(푸틴 대통령)가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로선 푸틴 대통령을 만나야 할 충분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현재 러시아에 수감 중인 미국 농구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에 대해 논하고 싶다면 기꺼이 이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그라이너의 석방 등을 의제로 정상회담을 제안한다면 고려하겠지만, 통상적인 수준의 회담은 현재로선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제안한다면 거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러시아가 먼저 미국에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외교 담당 보좌관은 12일 브리핑에서 "11월에 많은 국제행사가 예정돼 있다"며 "푸틴 대통령의 G20 참석 여부에 관해 묻는다면 다른 행사와 마찬가지로 (회의 개최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좀 두고 보자"고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러시아는 협상이나 유용한 국제 접촉을 절대 거부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파트너가 이런저런 이유로 만나고 싶지 않다고 느낀다면 우리는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