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가장' 사망 1주 전 끼임사고 또 있었는데…7년간 '안전 인증'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파리바게트공동행동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가 17일 오전 경기 평택시 팽성읍 SPL 평택공장 입구에서 'SPL 평택공장 사망사고 엄정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원인조사와 경영책임자 엄정수사 촉구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 경기 평택시 SPC계열 SPL 평택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여성이 소스배합기 기계에 몸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해당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2022.10.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대 직원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그룹 계열 사업장에서 1주 전에도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안전 불감증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SPC그룹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섣부른 추측이 특정 세력에 의해 퍼지고 있다며 수사결과가 나오기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17일 양대 노총과 진보당, 시민사회단체들은 SPC그룹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이 사업장에서 위험한 사고가 이어졌지만 사측이 방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15일 새벽 평택에 있는 SPL 사업장에서 다른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빨려들어가 발견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배합기 9대 중 덮개를 열면 자동을 멈추는 방호장치(인터록)이 설치된 것은 2대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정당·단체 등에 따르면 앞서 1주 전에도 같은 사업장에서 하청업체 직원이 기계에 손이끼는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다친 직원을 즉시 병원에 보내지 않았고, 파견근로자라는 이유로 의료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사고 라인에 근무한 근로자들을 30분 동안 질책하는 등 비상식적으로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SPL은 파리크라상이 지분을 100% 소유한 회사로 파리바게뜨 등에서 사용하는 휴면반죽(프로즌도우)를 공급한다. 약 1300명이 근무하며 지난해 2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50명 이상이면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받는다.

경찰은 직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도 공장의 작업중지 명령과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적용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로자 사망 등 산업재해 발생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 16일 사고 직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에게 사죄했다. 허 회장은 이후 사과문을 통해 "회사 생산 현장에서 고귀한 생명이 희생된 것에 대해 매우 참담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작업환경 개선, 시설투자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SPC 측은 이번 사고가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장하는 안전 불감증과는 거리가 먼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에 발생한 손끼임 사고에 대해 안전 조치가 미흡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최선을 다해 안전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사망사고와 관련해서도 2인1조를 준수했지만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았고, 사고 현장 옆에서 제품을 계속 생산시켰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SPC 관계자는 "손끼임사고의 경우 신고를 받고 현장에 장비를 해체하는 전문가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30분의 시간이 흐른 것을 아무것도 안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협력사를 통해 해당 직원에 의료지원을 충분히 했고 해당 근로자는 피부, 신경조직, 뼈, 근육 등 어떤 손상도 입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사망사건과 관련해선 "(사망한 근로자가) 20kg에 이르는 원료캔을 들었다거나 앞치마가 기계에 빨려 들어갔다는 내용은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주장"이라며 "사고 직후 150여명의 직원에게 유급휴가를 줬고, 가동중단 명령과 관계없는 층의 기계까지 모두 사용을 중단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24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강동석 SPL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날 환노위는 이 공장이 2016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안전경영인증을 받았고 지난 5월 연장심사에도 합격했다며 안전보건공단 등에 책임을 따지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안종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근로복지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근 SPC 평택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직원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