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민간·에너지시설만 노리나…미콜라이우서 1명 사망

18일(현지시간) 오전 러시아군의 공격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일부 에너지 시설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트위터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크름대교(케르치대교) 폭발 이후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군의 공격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또 폭발음이 들렸다.


로이터통신은 목격자를 인용해 이날 오전 키이우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도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키이우 북부 지역에 있는 화력발전소 등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부국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키이우 내 에너지 시설이 최소 3차례의 러시아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티모셴코 부국장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에너지 시설은 지역의 핵심 사회기반시설(인프라)로 구조대원이 현지로 출동했다고 설명했다. 비탈리 클라치코 키이우 시장은 "오늘(18일) 아침 키이우에서 또 폭발이 일어났고, 도시 북부의 중요 기반 시설이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의 항구도시 미콜라이우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콜라이우의 2층짜리 주거용 건물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됐다. 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미콜라이우에서 최소 1명이 사망했다고 밝히며, 러시아가 민간인을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하고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고 러시아군을 맹비난했다. 사망자는 55세의 남성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오전 러시아군의 공격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일부 에너지 시설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영상=트위터

우크라이나 중부 동시 드니프로의 한 전력 시설도 이날 러시아군의 두 차례 미사일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티모셴코 부국장은 텔레그램 성명에서 "러시아군의 두 차례 공격이 드니프로 에너지 기반 시설을 강타해 심각한 피해를 줬다"며 "러시아군의 이번 공격으로 도시 일부 지역의 전기 및 수도 공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서도 두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 이호르 테레고프 하르키우 시장은 "5분 간격으로 연이은 폭발이 발생했다. 도시의 산업 기업 중 한 곳이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하르키우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러시아로부터 되찾은 영토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향한 러시아군의 이란산 자폭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사망한 지 단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 러시아군은 지난 8일 크름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 조치로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의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에 집중되고 있다고 주요 외신은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전쟁에서 심각한 좌절에 직면한 러시아군은 이란산 자폭 드론 등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과 민간 시설을 목표로 한 치명적인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헤르만 할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 장관은 CNN에 크름대교 폭발 이후 이뤄진 러시아군의 공격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 약 30%를 타격했다며 "러시아군의 새로운 전략은 우크라이나의 유럽 전력 수출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