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쫙 빠진다"... 이재영 복귀설에 배구계 한숨 푹

이재영(오른쪽)./사진=뉴스1

이재영 복귀를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리베라호텔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시즌 개막을 알리는 미디어데이를 하루 앞둔 날 페퍼저축은행이 이재영(26)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구계가 뒤숭숭해졌다. 미디어데이 현장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19일 오후 2시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2~2023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사무국이 비시즌 기간 이재영을 두 차례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미디어데이가 열리기 전 호텔 앞에는 트럭 시위가 열렸고 화환이 도착했다. 분노한 팬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2월 이재영은 쌍둥이 자매 이다영과 함께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당시 이들의 소속팀 흥국생명은 무기한 활동정지, 대한민국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 처분을 내렸다. 이후 이재영은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로 이적했지만, 지난해 11월 무릎 수술을 목적으로 귀국했다. 이다영은 올 시즌 루마니아리그로 자리를 옮겼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재영과 만난 것을 인정하면서 "이제 알아보는 단계였다. 우리는 실업 선수든 뭐든 다 알아보고 있었고 이재영도 그 중 하나였다. 이재영이 여러 가지 이슈가 있는 선수다 보니 (영입 시도가) 크게 보일 순 있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재영의 복귀에 반대하는 팬들이 행동에 나섰다. 미디어데이가 열리는 호텔 앞에 트럭시위와 함께 근조 화한을 보냈다. 그런데 여기뿐만이 아니었다. 페퍼저축은행가 연고지를 두고 있는 광주광역시청에도 트럭시위와 근조 화환을 똑같이 보냈다.

광주광역시청 앞에 세워진 이재영 복귀 반대 근조화환. /사진=시위 주최측 제공

그러자 이재영의 팬클럽이 맞대응에 나섰다. 트럭시위와 근조 화환이 설치된지 얼마 되지 않아 환영 의사를 밝힌 화환도 리베라호텔 앞에 자리했다. '재영아 이제는 꽃길만 걷자. 사랑해'라는 문구가 담겼다.

하지만 양측 화환은 곧 치워졌다. 호텔 측이 화환과 트럭 철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럭은 계속해서 호텔 주위를 돌고 있다.

미디어데이가 열리기 전 현장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한 감독은 "어제(18일) 기사가 나올 때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시즌 개막을 앞둔 상황인데, 다른 이슈로 개막 분위기가 떨어졌다. 힘이 쫙 빠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구단 관계자 역시 "왜 하필 이 타이밍에..."라면서 말을 아꼈다.

여자부 미디어데이는 정상적으로 시작됐다. 여자부 7개팀 감독들과 선수들이 시즌 각오와 출사표 등을 밝혔다.

여자부 V리그는 2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전을 시작으로 2022~23시즌 일정에 들어간다.

이재영 팬클럽의 화환./사진=심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