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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노무현·권영길 경쟁시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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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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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2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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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원 교수
채진원 교수
정의당 당대표 선거에서 김윤기·이정미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 새 대표의 임무는 당명개정부터 노선·정책의 혁신까지 재창당을 주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재창당이 쉽지 않은 게 속사정이다. 왜냐하면 정의당이 추락한 원인에 대한 당내 합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떤 계파는 노동정체성 대신 젠더정체성을 과하게 대표하는 비례의원을 당 추락의 원인으로 진단한다. 다른 계파들은 '민주당 2중대 노선'을 원인으로 진단한다.

재창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 '대중정당'(mass party)의 관점에서 노동과 젠더를 대립으로 보지 말고 모두를 포괄하는 '국민정당'(catch-all party)의 관점이 필요하다. 특히 '민주당 2중대 노선'에서 벗어나 두 당의 경쟁관계를 새롭게 복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노동당이 어떻게 민주당을 압박하며 경쟁력을 갖게 됐는지를 추억하는 게 필요하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맞서 권영길 후보는 '국민여러분, 살림살이 나아졌습니까'라는 화두로 돌풍을 일으켰다. 권영길의 돌풍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10명을 보유한 민노당의 국회 입성으로 연결됐고 15%의 당 지지율은 민주당을 위협했다. 당시 두 당은 치열하게 경쟁했으며 이런 경쟁은 진보정당의 부흥시대를 열었다. 이런 민노당의 저력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 핵심에는 권영길의 탁월한 노선이 있었다. 그는 영국 노동당이 자유주의 세력인 자유당을 제3당으로 밀어내고 양당체제를 구축해 집권에 성공한 모델처럼 민주당 극복을 목표로 삼는 전략을 사용했다. 권영길은 민주당 극복을 위해 소선거구제-양당제도를 상정하고 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와 민생정치 활성화를 위한 '하층민중연대'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러나 20년 후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의 결과는 달랐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선거에서 완패했다. 두 당은 대통령 직선제에 친화적인 소선거구제-양당제를 부인하고 내각제 정부에 친화적인 독일식 연동형 비례제를 상정해 서로 경쟁하지 않고 담합해 기득권을 나누려 했다. 심상정 대표는 민주당과의 상층연대로 '민주당 이중대'를 자임하면서 다당제를 주장하는 모순에 빠졌고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을 저지하는데 열정을 바치지 않았다. 결국 두 당은 야당이 반대해 국민적 합의가 불가능하던 준연동형 비례제와 위성정당 실시를 놓고 분열했다.

두 당의 관계를 어떻게 복원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노무현-권영길 시대처럼 경쟁관계로 바꾸는 게 필요하다. 둘째, 서로를 속이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제'에 기대지 말고 대통령 직선제에 부합하는 '한국식 병립형 비례제'로 돌아가야 한다. 셋째, 경쟁관계가 힘들다면 선거법 개정보다 연합공천으로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 민주당이 정의당과의 통합의 조건으로 정의당파에게 20석 이상 연합공천 몫의 의석을 보장하고 의사결정 방식에서 강제당론제를 폐지하고 자유투표제를 허용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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