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채권시장 '늦장 대응' 질타…김주현 "깊이 반성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각각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 불안에 금융당국이 늦장 대응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적에 깊이 반성한다"고 답했다. 강원도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을 사전에 알았냐는 지적에는 "몰랐다"고 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전일 발표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결과와 관련해 "늦장 대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일 정부 비상거금회의 후 '50조원+α (알파)'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박 의원은 "한전채가 매달 2조원 넘게 발행되고, 은행채 발행으로 시중 채권 자금 다 빨아들였다"며 "아무런 대응 하지 않다가 뒷북 대책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금 한가지가 틀어지면 경제 전체가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위가 판단을 조금만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위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자금경색과 관련해서 저희 대응이 부실하고 늦었다는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지난 9월말 레고랜드 이슈가 있을 때 저희가 시장에서 회사채나 CP(기업어음)를 매입하는 한도를 6조원에서 8조원으로 늘리고, 진정되길 바랐는데 생각처럼 안 돼 추가 조치와 함께 전일 대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한 번에 안 하고 몇 번에 나눠 한 모습이었다"며 "불편하게 느꼈다면 저희가 미숙했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적을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좀 더 잘하라는 질책으로 알고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결정이 이번 금융 불안을 촉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지사가 채무불이행을 발표할 때 알았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강원도에서 그런 상황이 일어날 것은 전혀 몰랐다"며 "저희와 협의는 없었다"고 답했다.

레고랜드 불이행의 영향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은 "레고랜드 사태가 이번 시장 불안에 영향이 없었다고는 누구도 말하지 못할 것이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도 (강원도의 지급 불이행) 문제는 잘 알고 있다"며 "제 추측에 강원도에서 이런 파장을 알고 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