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10%대' 이자폭탄에 빚투족 '패닉'

금리 인상기에 증권사 신용융자금리가 10%대를 돌파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족(族)의 근심이 나날이 깊어져 간다. 금리인상기에 신용융자금리는 나날이 오르는 것에 반해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은 비교적 지지부진하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증권 (8,470원 0.00%)이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90일 초과 신용융자금리는 10.5%로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유안타증권 (2,675원 ▲5 +0.19%)이 151일~180일 기준 신용융자금리를 10.3%로 정해놔 그 뒤를 이었다.

신용융자금리란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매대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을 때 적용하는 이자율이다. 통상 고객 등급이나 기간에 따라 다른 이자율이 적용된다.

10%를 넘기지는 않았지만 그에 육박하는 이자율을 설정한 증권사도 많았다. NH투자증권 (11,160원 ▼180 -1.59%)은 16일 초과할 경우 9.9%를 부과한다. 삼성증권 (35,900원 ▼100 -0.28%)도 60일을 초과하면 9.9%다. 90일 초과 기준 신한투자증권(9.75%), DB금융투자 (4,005원 ▼15 -0.37%)(9.71%), 하이투자증권(9.6%), 키움증권 (123,300원 ▼3,100 -2.45%)(9.5%) 등도 9%를 훌쩍 넘겼다.
"똑같은 금리인상기인데"…'0%대'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은 '찔끔'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발 긴축기조로 글로벌 금리가 인상되자 증권사들도 최근 앞다투며 신용융자금리를 인상했다.

이자 상승으로 빚투에 대한 부담이 커진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급감 중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신용거래로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해 빚투 규모를 측정하는 지표로 쓰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25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8일에는 15조9622억원을 기록했는데 23조원대 중반이던 올해 초 대비 30% 이상 줄어들었다.

그러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사상 첫 '4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신용융자금리 역시 앞으로 더욱 오르면서 반대매매 위험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14,760원 ▲250 +1.72%)은 다음달 1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일제히 올릴 예정이다. 1일~7일(5.25%→5.75%)에서 90일 이상(9.25%→9.75%) 등 기간별로 0.5%포인트씩 인상한다.

KB증권도 같은날부터 일반형 금리를 8일~15일(7.6%→7.9%), 16일~30일(9.3%→9.5%), 31일 이상(9.5%→9.8%) 등 0.3%포인트씩 올린다. 다만 1~7일은 4.9%로 유지된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융자잔고는 주가 급락기에 대표적 악성 매물로 작용한다"며 "주가 하락으로 외상으로 산 주식이 담보유지비율을 밑돌면 반대매매가 나갈 우려가 있다. 이로 인한 매물 증가가 주가의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반해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이자)은 대부분 0%대에 그쳐 증권사들이 '선택적 금리 인상'에 나선다는 비판도 나온다. 증권사들 가운데 토스증권이 지난 5월 예탁금 이용료를 0.2%에서 1%로 선제적으로 인상했다. KB증권은 지난달 30일부터 100만원 이상 기준 1.03%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