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과열경쟁 조장 비판에…이주호 "부작용 인정, 사퇴는 안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MB정부 교육정책을 설계하며 학생 줄세우기와 과열경쟁을 조장했다는 비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와 관련해 장관 후보자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을 두고선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일제고사 등의 교육정책으로 학생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몰았다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최선을 다했지만 교육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게 나타났다"며 "부작용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야당은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하며 내놨던 교육정책의 폐해가 컸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주호 후보 지명 소식을 듣고 교육계가 반대한다"며 "경쟁교육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위원장인 같은 당 유기홍 의원도 "우리 교육에서 경쟁이 가장 극에 달했던 때가 후보자가 장관을 했던 시절"이라며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교육감들이 최근 MB식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이유를 성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다양성 측면에서 추진했던 정책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현장에 착근되지 않은 정책도 있었고 서열화나 경쟁체제로 가는 부작용이 있었다"면서도 "다양성을 추구했단 점에서 줄세우기 교육설계자라는 표현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제고사와 자사고·특목고 확대 역시 다양성 측면에서 실시한 정책이란 설명을 내놨다. 이 후보자는 "일제고사라고 표현한 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 취지는 평가를 통해 뒤처진 학생을 적극 지원하자는 것"이라며 "(특목고 확대 역시) 마이스터고(산업연계 맞춤형 고등학교)와 함께 다양화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후보자는 안민석 의원과 과거 장관 재임 시절 밝혔던 입장과 최근 행보를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과거) 무상급식 반대 많이 했는데, 여전히 마찬가지인가"라고 묻자 "지금은 반대하진 않는다"면서도 "당시만 하더라도 우선적으로 써야 할 예산이 있어서 반대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을 맡아 활동한 이력을 두고 안 의원이 "사교육 업체 대변자 역할을 한 사람이 교육부 장관이 되는건 넌센스"라며 "노후대책으로 사교육업체와 공생관계를 구축한 것 아니냐"는 말에 대해선 "심한 말씀"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장관 재임 시절 사교육비 가장 줄었었다"며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에듀테크 시장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