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한달새 28억달러↓…"환율 쏠림시 적극 대응"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 달 사이 28억달러(약 3조9000억원) 가량 줄었다.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와 함께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이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면서 일시적인 감소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지난 9월 기준 외환보유액 규모는 직전달보다 한단계 떨어진 세계 9위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2년말 10월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직전월 대비 27억6000만달러 감소한 4140억1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전월(-196억6000만달러)에 비해 폭은 크게 축소됐으나 감소세는 이어졌다.

외환보유액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491억1170만달러 감소했다. 연간 단위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128억3000만달러), 2008년 금융위기(610억달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가증권(국채·정부기관채·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 등) 3623억5000만달러(87.5%), 예치금 282억9000만달러(6.8%),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143억1000만달러(3.5%), 금 47억9000만달러(1.2%), IMF포지션 42억3000만달러(1%)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한은과 국민연금이 맺은 통화스와프 등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영향이다. 미국의 긴축 정책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지난달 한은은 국민연금과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이같은 조치가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측의 설명이다.


또 환율 변동성이 심해질 때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시장에 개입한다. 원/달러 환율이 오를 때에는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내다파는 방식으로 원화 가치 방어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을 일정 부분 소모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9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으로 직전달에 비해 한단계 하락했다. 세계 1위는 중국(3조290억달러)이었다. 이어 일본(1조2381억달러), 스위스(8921억달러), 대만(5411억달러), 러시아(5407억달러) 등이 뒤를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10월중에는 9월에 비해 외환시장 쏠림현상이 완화됨에 따라 변동성 완화조치 규모가 큰 폭 감소했다"며 "향후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 펀더멘털, 주요 통화 움직임과 과도하게 괴리돼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경우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