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생명, '300억 영구채' 조기상환 연기…당국 "시장 영향 없어"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조기상환 미행사에 이어 DB생명보험이 조기상환일을 연기했다. 금융당국은 투자자와 합의한 상환일 연기로 흥국생명 사례와는 다르다며 시장에 유통 중인 물량도 아니어서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설명했다.

3일 금융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DB생명은 오는 13일로 예정된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 행사일을 내년 5월로 변경했다. DB생명과 투자자간 합의를 통해 콜옵션 행사기일 자체를 변경한 것이다.

DB생명이 2017년 11월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만기는 30년이지만 발행 후 5년이 지난 시점부터 콜옵션행사가 가능하다. 보통 금융기관 신종자본증권 투자자는 콜옵션 행사일을 실질적인 만기일로 여기고 투자를 한다.

콜옵션 미행사는 신뢰가 무너지는 행위로 인식된다. 지난 1일 흥국생명이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형성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DB생명은 흥국생명 사례와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DB생명은 흥국생명과 달리 콜옵션을 미이행한 것이 아니라 투자자와 행사 기일 자체를 연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DB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은 공모가 아닌 사모 형태로 투자자와 협의가 가능했다.

DB생명 입장에서도 콜옵션 행사일 연기에 부담이 적다. 흥국생명은 발행일로부터 5년 뒤부터 금리가 올라가는 스텝업 조항이 발동되지만, DB생명은 스텝업 조항이 발행 10년 후부터 적용된다. DB생명의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5.6%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투자자는 소수이며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아니므로 채권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없다"며 "해외 발행이 아닌 국내 발행건으로 해외 투자자와 관련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