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년 정부 예산 대폭 감액 추진…"민생 예산 살린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위원회 2023 예산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04.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정부의 2023년 예산안에 대해 민생이 어려운데 민생사업 예산을 대폭 줄였고, 경기침체와 기후위기에 대비해야 하는데 관련 예산이 감액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예산안 심사에서 '초부자감세'에 반대하는 한편 불필요한 사업 예산을 감액해 민생예산 증액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병욱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4일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3년도 정부 예산안 총지출금액은 639조원으로 전년 최종예산보다 40억5000만원 감액된 규모"라며 "이렇게 감액된 것은 13년 만의 일이다. 이런 긴축재정은 경제불안을 더욱 심화시킨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건전재정 기조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상은 초부자감세 등으로 2023년 세수효과가 6조4000억원 감소해 세입기반이 훼손되는 등 정부가 재정악화를 부추기고 있다"며 "내년도 국세수입안은 400조5000억원으로 올해 정부 전망 397조1000억원에 비해 3조4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구조 조정으로 인해 감액된 사업 중 민생, 경제·기후대응, 안전 등 기타중요사업 예산이 많아서 경제가 어려울 때 더욱 어려운 중산저소득, 취약계층의 민생난이 가중될까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민생난이 가중되는데 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 7000억원 전액 감액, 임대주택 예산 6조2000억원 감액, 청년내일채움공채 6724억원 감액 등 올해보다 감액된 사업 중 민생사업 예산은 69개, 9조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또 "경기침체와 기후위기에 따른 재난재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함에도 도시재생사업 2670억원 감액, 중소기업 모태조합 출자 300억원 감액, 스마트공장보급확산 2112억원 감액,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2417억원 감액 등 79개 경제·기후대응사업 예산이 올해보다 2조6000억원 감액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예산안에서 '초부자감세'를 반대하고 권력기관 예산과 부실설계·불요불급한 사업 등 문제사업 예산을 대폭 감액해 증액 재원을 마련하고 확보한 재원을 최대한 활용해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예산, 경제·기후대응예산, 국민안전 등 예산 증액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먼저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의 관서업무추진비를 감액시키고 검찰청 신축 예산 등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또 행정안전부가 운영 중인 위원회 예산을 축소하고 행안부 경찰국 관련 시행령 통치예산을 줄일 계획이다.

또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산을 적극 감액하고 국토교통부나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이 추진하는 사업도 면밀히 심사해 예산을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불필요한 홍보예산, 코로나19 위기대응 예산 등도 적극 감액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면서 지역사랑상품권, 어르신 일자리 및 경로당 냉난방비 단가 확대, 안전책임예산 등 국민이 필요로 하고 민생을 챙기는 10대 사업예산은 적극 증액할 계획이다. 10대 사업 외에도 에너지바우처 대상확대 및 단가인상 등 주요 정책사업 예산도 증액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 수석부의장은 "민주당이 증액 요구한 예산안은 안전, 지역화폐, 어르신, 일자리, 기초연금, 저소득층 지원, 임대주택, 청년, 쌀값 안정화, 장애인 등인데 이것을 윤석열 정부가 반대할 수 있을까. 전 못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원하고, 국민들이 필요한 예산을 저희가 국민을 대신해 증액 요구한 것이다. 예산편성이 정부 권한이지만 국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주당 증액 요구엔 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러면서 타협점을 찾아가는 예산 심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정 의원은 "(예산심사가) 국회 몫인 만큼 긴밀하게, 최대한 노력해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예산을 어떻게 하면 국민을 위해 쓸 수 있는지 철저히 검토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