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해외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 행사한다(상보)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흥국생명 본사 전경 /사진=류승희 기자 grsh15@

흥국생명이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조기상환권(콜옵션)을 결국 행사하기로 했다.

흥국생명은 7일 "2017년 11월 발행한 5억 달러(발행 당시 약 5571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조기상환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 측은 이번 결정이 최근 조기상환 연기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흥국생명 대주주인 태광그룹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흥국생명에 대한 자본확충을 지원하기로 했다.

흥국생명은 신종자본증권 5억달러 가운데 4000억원을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 자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4대 시중은행이 흥국생명이 발행하는 RP를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환매조건부채권은 발행자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여기에 나머지 상환액은 타 보험사 대출과 태광그룹의 자본 투입 등으로 마련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흥국생명은 지난 1일 가파른 금리인상 등에 따른 금융시장 경색을 이유로 해외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 행사를 연기했다. 조기상환권 행사를 위해 새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 기존보다 더 높은 금리를 감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기관의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 연기 결정은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컸다. 흥국생명이 콜옵션 미행사 방침을 밝힌 이후 보험사·은행들이 발행한 한국물 외화표시채권 가격이 급락하고 거래절벽 수준으로 시장이 위축된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 주도로 대응책을 논의했고, 결국 흥국생명은 당초 예정됐던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조기상환권을 행사키로 결정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당사의 기존 결정으로 인해 야기된 금융시장의 혼란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시장 안정과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당사의 수익성과 자금유동성, 재무건전성 등은 양호한 상황이며, 향후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안전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