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서욱 전 장관, 보증금 1억원 조건부 석방(종합)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을 받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2.10.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정보 삭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는 서욱 전 국방부장관이 석방된다. 서 전 장관은 1억원의 보증금을 납입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부장판사 원정숙 정덕수 최병률)는 8일 직권남용·허위공문서작성·공용전자기록손상 혐의를 받는 서 전 장관의 구속적부심 청구에 대해 "보증금 현금 1억원 납입을 조건으로 서 전 장관의 석방을 명한다"고 밝혔다.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피의자가 구속이 합당한지를 법원에 다시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214조의2 제5항에 따라 증거인멸 등 염려가 없을 경우 보증금 납입을 조건으로 석방할 수 있는 '기소 전 보석'을 적용했다. 서 전 장관은 석방 후 법원이 정한 주거지 제한, 사건관계인 접촉 금지 등의 조건을 성실히 지키지 않을 경우 다시 구속되고 보증금을 몰수당한다.

서 전 장관의 구속 기한은 오는 9일까지다. 검찰은 서 전 장관의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기소할 전망이다.

재판부는 전날 오후 2시부터 한 시간가량 서 전 장관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사를 진행했다. 법원은 구속적부심사 절차가 끝난 시점부터 24시간 안에 청구 인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서 전 장관 변호인은 구속적부심 심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구속 이후 수사에 최대한 협조했고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도 충분히 된 상태라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증거인멸의 우려 등이 없기 때문에 구속은 과하지 않느냐는 취지"라고 밝혔다.

서 전 장관은 고(故) 이대준씨가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다음 날 두 차례 열린 관계장관 회의를 전후로 군 정보망인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에 공유된 SI(특별취급 기밀 정보) 등을 무단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으로 지난 7월 이씨 유족에게 고발됐다.

감사원이 최근 밝힌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씨 사망 직후인 2020년 9월22일 오후 10시30분쯤 피살 정황을 인지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다음 날 새벽 1시 관계장관회의를 열었고 서 전 장관은 이 회의 직후 MIMS 등에서 첩보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사건에 연루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된 김홍희 전 해경청장은 지난 6일 부친상으로 일시 석방됐다. 구속 피의자가 가족상을 당하는 경우 통상 3~5일간 구속이 정지된다. 김 전 청장의 일시 석방으로 구속 기간이 연장되면서 기소 시점도 미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