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시장, 대·중소기업 상생해야...脫플라스틱 컨트롤타워 필요"

서영태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이 9일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와 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순환경제 시대, 탈 플라스틱 대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부가 순환경제의 핵심 분야인 재활용 시장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에선 범부처 차원의 '탈(脫)플라스틱 컨트롤타워'가 신설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영태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머니투데이·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로 열린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순환경제시대, 탈플라스틱 대책' 제하의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환경부는 △대체서비스 기반 1회용품 감량 △온전한 재활용 △재생원료·대체제 산업 및 육성 등의 탈플라스틱 대책을 마련했다고 서 과장은 설명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1년 492만톤인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2025년까지 393만톤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관련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방안을 마련한다. 지난해 10월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 등은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동방성장위원회에 신청한 바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GS칼텍스 등의 대기업이 관련 시장에 진출해 영세업체들의 시장을 한시적으로 보호해달라는 취지였다.

서 과장은 발표 이후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지난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관련 산업을 지정해달라는 주장이 있었는데 정부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보다는 대중소기업 상생 협약 형태로 구체화하고 있다"며 "물질 재활용은 기존에 사업을 운영하던 중소기업의 노하우를 살릴 필요가 있고 화학적 재활용은 대기업의 기술적 진출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만큼 재활용 영역을 넓히고 질적으로 고도화하는 차원에서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생분해 플라스틱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마련 중이다. 서 과장은 "현재 산업계,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어떤 품목에 생분해 수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해당 영역에 대해서는 일반 플라스틱과 다른 배타적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올해 말까지 일반 토양에서, 내년도 말까지 해양에서 생분해되는 기준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김영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와 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순환경제 이행을 위한 입법움직임'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 '순환경제 이행을 위한 입법 움직임'을 주제로 발표한 김영선 더불어민주당 환경수석전문위원은 범부처 '탈플라스틱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아침부터 저녁까지 플라스틱과 함께하는 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제조·생산 △유통·소비 △분리·배출 △수거·선별 △재활용 등 단계별로 대책을 만들고 실천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국가 차원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플라스틱은 환경부 자원순환국 내 4개 과에서 나눠서 담당한다"며 "환경부 내부의 일이 아니라 전(全) 국가 차원의 일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지난해부터 여야가 발의해 국회에서 논의 중인 자원순환기본법 개정안 등 국내 입법 추진 상황과 독일의 신포장재법 사례 등 해외 입법 동향도 소개했다. 김 위원은 "지난해 6월 자원순환기본법 전면개정안이 발의돼 그해 11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되고 올해 1월부터 부처 간 협의를 진행했다"며 "순환경제의 용어 정의와 적용범위, 지표 추가 등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순환경제 기본법의 적용범위를 제품의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으로 확대하고, 순환경제 이행의무 위반 시 기업명단 공개 등을 규정한 개정안 원안대로 유지돼야 한다"며 "적용 범위 확대 등에 반대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적극적인 탈플라스틱 대책 실현 의지 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포장재의 생산부터 폐기물까지 등록 의무를 규정한 독일의 '신포장재법' 사례를 예로 들어 "독일은 포장재 폐기물 재활용 확대 의무와 이에 대한 준수 여부를 중앙에서 관리할 수 있는 '중앙포장재등재재단'을 설치하고 관리하도록 했다"며 "중앙기관을 만들어 통계적 자료에 기초한 재활용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