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채안펀드 1.8조원 확대 "ABCP 매각 증권사도 참여, 도덕적 해이 막는다"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국내 증권사가 참여하는 '제2채안펀드(채권시장안정펀드)' 자금 조성 규모가 기존 45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확대된다. 기존에 9개 국내 대형사가 각출하기로 했던 4500억원에 산업은행·한국증권금융이 9000억원,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매입 신청을 한 증권사가 4500억원씩 참여하면서다.

금융위원회는 11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한국은행·금융투자협회·정책금융기관 등과 함께 금융시장 현황 점검 회의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단기자금시장의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를 작용하고 있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ABCP·CP(기업어음) 등에 대한 추가 정책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특히 PF-ABCP에 대해서는 건설사와 증권사 '투트랙' 매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증권사 보증 PF-ABCP의 경우 제2채안펀드 자금 조성 규모를 기존에 발표했던 4500억원에서 총 1조8000원 규모로 확대한다.

당초 증권사 보증 PF-ABCP 매입 프로그램인 제2채안펀드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9개 사가 각 500억원씩 4500억원 규모로 출자하는 안이었다. 이를 △PF-ABCP 매각 증권사 후순위 25%(4500억원) △종투사 중순위 25%(4500억원) △산업은행 선순위 25%(4500억원) △증권금융 선순위 25%(4500억원) 등으로 확대한다.

매입 프로그램에 ABCP 매각(매입 신청) 증권사를 참여하게 한 이유는 부실자산 전가 등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그러면서도 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매입 신청 증권사는 매각 금액의 75% 상당 유동성을 즉시 확보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종투사 9개 사 중 자체 선정한 주관사가 별도 매입기구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해 운영한다. 이렇게 설립된 SPC는 선·중·후순위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매입 대금을 마련하게 된다.

이날부터 매입 신청을 받아 지원을 시작한다. 우선 A2- 등급 이상의 PF-ABCP를 우선 매입한다. 이후 연말 자금시장 유동성 부족으로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일부 A1 등급 PF-ABCP까지 소화할 예정이다.

매입금리는 시장금리 등을 고려해 종투사가 참여하는 '투자 협의회'에서 매입금리를 결정할 계획이다. 실제 매입은 오는 21일부터 시작된다.

아울러 당국은 산업은행의 증권사 발행 CP매입프로그램 심사기간을 10영업일에서 5영업일로 대폭 단축하는 등 실제 매입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산은 등 기존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채안펀드를 통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간단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