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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갑갑하다" 융단폭격 맞은 게임위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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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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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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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수도권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윤지혜 기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수도권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윤지혜 기자
영화 '아멜리에'는 지난해 20년 만에 국내 재개봉하면서 등급이 달라졌다. 2001년엔 성기노출 등을 이유로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았지만, 재심사에서 15세 관람가로 내려간 것이다. 아카데미 수상작 '그녀'(her) 등급도 재개봉 시 청소년 관람불가에서 15세 관람가로 하향조정됐다.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는 "선정적 장면이 일부 있지만 구체적·지속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등급심의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 우리 사회가 특정 콘텐츠를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소수의 위원이 국민을 대리해 결정하는 일엔 늘 이견이 뒤따른다. 게임처럼 실제 이용자와 관계단체(학부모단체 등)가 극렬히 대립하는 경우 위원회의 어깨는 더 무거워진다. 지난 10일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런 고민이 여실히 느껴졌다.
게임위가 넥슨 '블루 아카이브' 등급을 재조정한 이유가 된 장면. /사진=윤지혜 기자
게임위가 넥슨 '블루 아카이브' 등급을 재조정한 이유가 된 장면. /사진=윤지혜 기자
앞서 게임위는 앱마켓 등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부터 15세 이용가를 받아 출시된 '블루 아카이브'를 1년 만에 청소년 이용불가로 재조정했다가 게이머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게임위는 수영복을 입은 여성 캐릭터가 자기 하반신에 달라붙은 문어를 보고 "느낌이 이상해", "난 먹는 게 아니라구" 등의 대사를 하는 장면이 청소년이 보기엔 선정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국게임학회는 "심의 과정에서 비주얼 중심 분석을 하는 과오를 반복하고 있다"라고 비판했지만, 이 장면이 15세 이용가인지에 대해선 게이머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게임성 자체가 아니라 일부 장면으로 게임의 전체등급을 정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일부 장면이라도 청소년이 보기 부적절하다면 등급을 올리는 게 맞다는 반론도 맞선다.

사실 등급분류 규정 자체가 모호하다. 규정에 따르면 △15세 이용가 : 선정적인 내용이 있지만 간접적이고 제한된 경우 △청소년 이용불가 : 선정적 내용이 표현돼 있으나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정도는 아닌 경우다. 문제의 장면이 '선정적인 신체 노출이 있지만 간접적이고 제한됐다'면 15세 이용가, '성기 등이 완전히 노출된 건 아니지만 선정적인 신체 노출이 표현됐다'면 청소년 이용불가인데, 구분이 쉽지 않다.
이에 김규철 게임위원장도 "게임을 심의하며 무 자르듯 딱딱 잘라 하면 좋겠지만 어렵다. (위원들의) 자의적 해석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부분도 인정한다"라고 토로했다. 또 "'세월이 바뀌니까 리버럴(liberal·진보적)하게, 개발자 입장에서 생각하자'고 하지만 법에 있는걸 벗어나면 월권행위로 고발당할 것"이라며 "중간에 갇혀있다. 갑갑하다"라고도 했다.


"게임위 쇄신에도 논란은 반복될 것"


게임공학과 교수였던 김 위원장을 제외하곤 위원 8명이 게임산업과 무관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다. 2006년 '바다이야기' 파문 당시 "게임업계와 유착한 영등위 게임소위가 화를 불렀다"라는 비판이 제기된 점을 고려하면 "게임사에서 10년간 근무한 사람이 전문가는 맞지만, 심의하는 게임과의 이익 관계가 있는 게 고민"이라는 김 위원장의 우려도 일리는 있다.

게이머들이 분노하는 "스팀(Steam)에 포르노 수준의 게임이 많다. 역겹다"는 김 위원장의 멘트도 실제 워딩과는 온도 차가 있다. 사실상 성인인증도 허술한 스팀에서 '야겜'(야한게임)이 무분별하게 국내 유통되는 것에 게임물관리위원장으로서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 '스팀=포르노'로 전파돼 게이머들의 분노를 샀다.

이날 김 위원장은 "스팀은 골칫거리는 아닌데 마음이 편치는 않다. 사후관리를 위해 들어가면 스팀에 포르노 수준의 게임이 많다. 제가 나이가 있어 그런지 모르지만, 그런 게 올라오는 것을 보면 제가 도덕적이진 않지만 역겨움을 느낀다. (이런 게임이) 한국에 서비스하는 걸 두고 볼 수 없으니 그런 의미에서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선 "게임위가 이용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내부 회의록을 공개해도 같은 논란은 반복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게임위가 블루 아카이브의 등급 상향조정 배경을 공개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을 규제대상으로 간주한 역사 속에 정부 주도의 심의모델이 갖는 태생적 한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게임위 의사결정 투명성이 높아지고 더 많은 참여자 목소리가 반영될 물꼬가 트인 점은 소기의 성과다. 이번 사태가 아니었다면 이용자는 나의 '최애' 게임이 하루아침에 '청불'이 된 배경을 명확히 알기 어렵고, 게임위 판단에 대한 공개적 토론도 불가했을 것이다.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지만, (앞으론) 다 보여주겠다"는 김 위원장의 해법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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