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경고등에도 초격차에 투자…삼성電, 3분기 33조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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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인 수요부진의 여파로 본격적인 '반도체 한파'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지난해 동기와 유사한 수준의 투자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공시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시설투자 총액은 33조원이다. DS(반도체) 부문과 삼성 디스플레이(SDC) 등이 첨단공정을 증설하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면서 예년과 같은 수준의 투자 규모를 유지했다. 삼성전자가 3분기 반도체 부문 설비에 투자한 금액은 29조 1021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반도체 부문 설비 투자액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전년 3분기 설비 투자 총액은 33조 5000억원으로, 그 중 반도체 부문에 29조 9900억원을 투자했다. 글로벌 반도체 한파로 경쟁 기업들이 잇단 투자 축소를 발표하고 있는 상황 속 투자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3분기 연구개발(R&D)비용도 지난해보다 되레 늘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18조 4556억원으로, 정부보조금으로 차감되거나 자산화된 비용을 제외하면 18조 4467억원이다. 지난해 당기비용으로 처리된 15조 9330억원과 비교하면 15.8%나 늘어난 수준이며, 지난해 전체 연구개발비(22조 5965억원)의 81.6%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행보는 다른 메모리 제조사들의 대응과 대척점에 서 있다.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스마트폰이나 TV 등 세트(완성품) 소비가 줄었고, 기업용 서버 수요도 급감하면서 메모리 주문량이 크게 줄었다. 3분기 실적도 '어닝 쇼크' 수준으로 떨어지자 SK하이닉스·마이크론(미국)·키옥시아(일본) 등 주요 업체들도 감산이나 투자 축소를 발표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위적인 감산과 투자 축소 모두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시장 수요가 위축된 것은 맞으나 중장기 수요 회복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라며 "인프라 투자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고, 설비 투자를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기조는 유지하겠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자신감에는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와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D램 점유율은 41.0%로 1위를 차지했다. 낸드플래시도 33.3%로(2분기 기준) SK하이닉스(20.4%)와 키옥시아(16.0%)와 격차를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