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7.3% 급성심정지…"제때 CPR했더니 생존율 2배 높아졌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이태원 참사 뒤 심폐소생술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졌다. 누구라도 제때 심폐소생술을 할 경우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2배 이상 높아진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최근 매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급성심장정지 발생률 10만명당 64.7명…생존률 7.3%

질병관리청은 소방청과 함께 오는 16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에서 '제11차(2022년) 급성심장정지조사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2021년 급성심장정지 환자 발생 현황 및 생존, 심폐소생술 시행 여부 등과 관련한 주요 통계를 공유하고 급성심장정지 예방과 생존율 향상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급성심장정지는 심장 활동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멈춘 상태를 뜻한다. 2021년 한 해 동안 119구급대가 이송한 급성심장정지 환자는 3만3235명이다.

2021년 급성심장정지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64.7명이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남자 발생률이 10만명당 82.4명으로 여자 47.2명보다 높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률이 높다. 70대는 인구 10만명당 199.2명, 80대 이상은 513.5명이다.

지역별로 제주가 10만명당 101.8명으로 발생률이 가장 높다. 강원(95.8명), 전남(90.0명) 등이 상대적으로 많다. 세종이 44명으로 가장 낮다.

급성심장정지 환자 중 생존 상태로 퇴원한 환자는 7.3%다.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뇌기능이 회복된 상태로 퇴원한 환자는 4.4%다.

연령별로 40대와 50대 생존율이 각각 14.1%, 14.0%로 높다. 뇌기능회복률도 10.2%, 10.1%로 다른 연령군보다 높다.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 28.8%…생존율 2배

일반인이 시행하는 심폐소생술을 받은 환자는 2021년 28.8%다.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44%로 가장 높고 전남이 10.4%로 가장 낮다.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 생존율이 11.6%(2021년 기준)로, 시행하지 않았을 때(5.3%)보다 2배 이상 높다.

이번 행사에선 급성심장정지 환자 조사 주요 결과 발표 외에 관련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급성심장정지 환자 발생 및 생존 관련 요인을 폭넓게 고찰하고 심폐소생술 품질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조규종 한림의대 교수(대한심폐소생협회 기본소생술 위원장)는 "일반 시민이 급성심장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비율이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장정지 환자를 인지하고, 신고하고, 119구급대원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환자의 골든타임은 흘러간다"며 "최대한 심장이 멎은 시간을 줄이기 위해 내 손으로 환자의 가슴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그 사람의 심장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질병관리청 차장은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급성심장정지 환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질병관리청은 급성심장정지조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해 시의적으로 통계를 제공하고 심폐소생술 교육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소방청에서도 심장정지 환자 생존율 제고를 위해 일반인 심폐소생술 교육부터 신고자 전화 도움 영상통화 심폐소생술 및 자동심장충격기 안내, 구급대원 심장정지 전문처치 및 영상의료지도 등 병원 전 생존 사슬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