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서민 삶 무너져"...이재명, 檢 수사 속 민생 돌파구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서민금융 위기 대책 마련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1.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 금융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최근 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더욱 촘촘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당 차원에서 금융취약 계층은 물론, 주거취약 계층,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3대 긴급 민생회복 정책'의 예산안 반영을 추진키로 했다.

이 대표 행보는 가계부채로 인한 경제 위기상황을 점검하면서도 자신을 향해 좁혀오는 검찰 수사망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추진으로 인한 정쟁 속에서도 민생을 챙긴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서민금융 위기 대책 마련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표가 금융관련 민생 현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뒤 3주 만이다. 당시 이 대표는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본시장 경색과 채권 시장 혼란을 잠재워야 한다며 정부여당의 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서민금융 위기 대책 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 비판 대신 내년도 예산안에 금융지원 정책 예산을 반영하는 등 국회 차원 대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금리 대출을 받은 분들의 가계 수입 중 이자가 차지하는 부담이 계속 올라가므로 고통도 커질 것"이라며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일지 말씀을 듣고 싶어 (센터를 방문했다)"고 했다.

또 이 대표는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고통이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금리를 제한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 역할을 확대해 서민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게 방법이란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대표는 금융 취약계층, 주거 취약계층, 한계상황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아우르는 3대 긴급 민생회복 프로그램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국내외 기관들이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측하고 있고 취약계층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두툼한 지원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3대 긴급 민생회복 프로그램에는 △고금리 대출에 대한 전환 지원 △저소득층 무주택자들에 대한 전·월세 보증금 이자 지원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실채권 지원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해당 정책 예산 규모를 약 1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대표는 "초부자 감세 일부만 조정해도 재원 마련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상 최악 가계부채에…이재명 "현실적 대안 시급"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서민금융 위기 대책 마련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1.16.

가계부채 지표에는 이미 빨간 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가계부채는 1869조원을 기록,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001조원으로 1000조원 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2.2%로 세계 주요 35개국 중 가장 높았다. 조사 대상국 중에서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보다 많은 나라 역시 한국이 유일하다.

이 대표는 "금리가 더 오를 경우 서민 대출이 어려워지고 서민들이 대부업체나 사채시장으로 내몰리게 되면서 삶 자체가 파괴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현실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장 간담회에선 무작정 대출 이자를 탕감하거나 이자율을 낮추는 방식은 오히려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금융위원회가 자영업자 채무를 최대 90% 탕감해 주고, 주식·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 손실을 본 저소득 청년 계층 이자를 감면해 주겠다는 정책으로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취약한 금융계층 지원 방안과 함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히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이 대표의 최측근 인사인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실장이 구속될 경우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 실장까지 검찰이 신병을 확보하게 되는 것으로, 이 대표를 향한 수사까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