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모처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단독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용산 한남동 관저의 첫 외빈이자 국빈급 인사로 맞았다. 사우디가 우리나라의 경제·안보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각별히 예우를 갖추는 차원이다.
관저 입주 열흘만 첫 외빈…"각별한 예우"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오늘 오전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초청해 회담 및 오찬을 가졌다"며 "한남동 관저로 입주한 지 열흘만의 첫 손님"이라고 했다.

김 수석은 "사우디는 우리나라의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협력파트너 국가"라며 "외빈에 각별한 예우를 갖추고자 하는 대통령 부부의 뜻을 반영해 회담장이 관저로 전격 결정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40여분간 진행된 고위급 회담은 리셉션장에서,이어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와의 단독 환담은 40여분간 가족공간(거실, 정원)에서 이뤄졌다. 우리 정부와 사우디 정부 장관들간 실무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윤 대통령과 왕세자는 통역만 대동한 채 정원을 산보하며 단독 환담을 나눴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 및 오찬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첫 만남이 대통령과 가족의 진심이 머무는 곳에서 이뤄진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고, 이같은 분위기는 1시간10분 동안의 오찬장 대화로 이어졌다. 이날 오찬은 할랄 방식으로 조리한 한식으로 제공됐다.
대통령실 "한-사우디 새로운 60년 알리는 이정표"한편 대통령실은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공식 방한에 대해 "올해 한-사우디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의 새로운 60년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관계를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전략적인 차원으로 새롭게 도약시켜 나가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대통령 관저에서 진행된 확대회담, 단독 환담, 공식오찬을 함께하면서 다양한 이슈에 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개인적인 유대와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양국 최고위급 차원의 소통과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회담 핵심 성과로는 한-사우디 관계 강화 및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신설, '비전 2030 위원회' 등 실질협력 이행체계 정비, 분야별 실질협력 증진을 꼽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모처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함께 걸으며 환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먼저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새롭게 발전시키자는데 공감했다. 전략파트너십 위원회를 신설했으며, 이를 통해 양국 지도자 차원에서 양국 간 다양한 실질협력을 총괄, 조정할 예정이다. 최고위 수준에서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기반을 구축했다는 게 대통령실 평가다.

비전 2030 위원회는 기존 5개 분과에 에너지, 농수산 분과를 신설해 7개 분과로 확대했고, 기존 역량강화 분과를 교육·문화 분과로 개편했다.

투자협력에 있어선 에쓰오일 2단계 프로젝트에 대한 사우디의 투자 결정을 확정했다. 에쓰오일 2단계 프로젝트는 약 9조원 규모의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생산설비(스팀 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 구축 사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모처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또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투자부 간 한-사우디 투자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이 포럼 계기에 에쓰오일 2단계 프로젝트 관련 국내 건설사와 계약을 비롯해 △네옴 신도시 철도협력 등 스마트시티, 수소, 화학, 농업, 제약 등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 총 20여건을 체결했다.

총 사업비 5000억달러(약 686조원)에 이르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 인프라 분야에서 쌓아온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단 점도 대통령실은 성과로 언급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반도 등 역내 정세 안정을 위해 공조키로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북한의 비핵화와 담대한 구상 등 우리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사우디의 확고한 지지 입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