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폭풍슈터' 보였다... 구슬 뜨거운 3점포, 반등 신호탄

인천 신한은행 구슬(가운데, 등번호 22번). /사진=WKBL 제공

올 시즌 인천 신한은행은 새 판을 짰다. 특급 에이스 김단비(32·아산 우리은행)가 떠난 대신 새로운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그 중 하나가 포워드 구슬(28)이다. 모처럼 구슬이 뜨거운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냈다.


신한은행은 17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87-61 승리를 거뒀다. 무척이나 중요했던 일정이었는데 고비를 잘 넘겼다. 이 승리로 4위 신한은행은 3승3패를 기록하며 3위 삼성생명(4승2패)를 바짝 추격했다. 만약 패했더라면 두 팀의 격차는 더 벌어질 뻔했다.

신한은행의 중심 김소니아(29)가 25점 10리바운드로 최고 활약을 펼쳤지만, 구슬의 득점포도 큰 역할을 했다. 이날 구슬은 11점을 기록. 이중 2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터뜨려 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1쿼터 16-21로 뒤져있던 신한은행은 구슬의 공격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했다. 구슬의 3점슛이 계속 터졌다. 29-29 동점을 만든 것도 구슬의 자유투 득점이었다. 구슬은 2쿼터 막판에도 3점슛을 뽑아내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왔다.

그야말로 폭풍 같은 3점슛, 폭풍 같은 2쿼터였다. 구슬의 반등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구슬은 긴 재활을 딛고 코트에 복귀한 선수다. 지난 시즌 전 소속팀 부천 하나원큐 시절 2경기 만에 오른쪽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3각 트레이드로 하나원큐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실망감이 더했다.

하지만 구슬은 포기하지 않았다. 건강한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 과정에서 자유계약선수(FA) 이적을 통해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새로운 팀에 적응하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 굵은 땀방울의 결실은 조금씩 결과로 나타나는 중이다. 출전시간이 늘어나고 있고 전날 삼성생명전에서는 매서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구슬은 여러 역경을 이겨내고 성장을 거듭해왔다. 좀처럼 유망주 딱지를 떼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고, 프로 생활 도중 잠시 농구를 접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딛고 성장해 국가대표를 경험하기도 했다. 많은 감독이 구슬의 공격력을 인정할 만큼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실제로 부상을 당하기 전 2018~2021년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올리는 등 폭풍 슈터 역할을 해왔다. 지난 시즌도 2경기 출전뿐이었지만 시즌 평균 득점 13점을 기록했다.

구슬이 제 컨디션만 되찾는다면 신한은행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삼성생명전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했다.

인천 신한은행 구슬(오른쪽). /사진=W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