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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上, 上 "주주환원 찢었다"...미국엔 애플, 한국엔 '메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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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정은 기자
  • 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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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2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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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결단...메리츠3인방 줄줄이 상한가

上, 上, 上 "주주환원 찢었다"...미국엔 애플, 한국엔 '메리츠'
"대한민국 자본시장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

개장과 동시에 탄성이 터졌다.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3인방이 다 함께 상한가로 치솟으며 축포를 터트렸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자회사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만든다는 파격 결정을 내리자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다. 자회사 두 개를 상장폐지한다는 것이다. 카카오처럼 자회사를 줄줄이 상장하는 문어발 트렌드가 일반화된 한국 증시에서 정반대의 길을 택한 의사결정에 주주들은 축배를 들었다.

22일 코스피 시장에서 메리츠금융지주 (36,600원 ▲1,000 +2.81%)는 전일대비 8000원(29.91%) 오른 3만4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메리츠화재 (43,700원 ▲250 +0.58%)메리츠증권 (5,640원 ▲60 +1.08%)도 29.97%, 29.87% 폭등하며 상한가로 마쳤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지주회사가 자회사를 합병하면 대주주 지분율이 하락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같은 의사결정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는 한국 특유의 문어발 상장 트렌드에 완전히 역행하는 파격 그 자체이자 메리츠금융그룹이 주주 이익을 최우선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


조정호 회장의 결단 "대주주 1주와 소액주주 1주는 같다"


주요 상장 자회사를 상장폐지하면서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조치는 한국증시에서 충격적인 결정이다. 지주회사가 자회사를 편입하면 대주주(오너)의 지분율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에는 LG, SK, 롯데지주 등 지주회사와 자회사가 줄줄이 중복상장돼있다. 카카오의 경우 최근 2년간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를 줄줄이 상장시켰다. 대주주는 소량의 지주회사 지분만 갖고 다수 계열사를 모두 지배할 수 있고 중복 상장으로 그룹 시가총액이 늘고 자금조달이 용이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이같은 한국식 '옥상옥' 지주회사 구조는 오너의 지배력을 강화시킨다. 역으로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면 대주주의 지배력은 감소한다. 메리츠화재·증권의 100% 자회사화를 위한 포괄적 주식교환을 실시하면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지분율은 75%대서 47%대로 낮아진다. 대주주 승계로 세금을 내는 것을 가정한다면 오너 지분율은 20% 이하로 하락하고 경영권이 약해질 가능성마저 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진짜 주주환원이 무엇인지를 한국 증시에서 증명하겠다는 조정호 회장의 의지"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 LG 등 국내 대기업 지주사는 문어발식 상장의 잘못된 관행을 이어갔지만 메리츠는 지주사가 100% 자회사를 가져가는 역발상을 보여줬다"며 "적절한 시기에 합병 타이밍을 잡은 것도 경영진들의 현명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구글(알파벳)과 애플도 1개 상장사 유지해 주주가치를 지키고 있다.

구글이 유튜브를 별도 상장한다면 엄청난 시가총액을 보유한 자회사가 탄생하겠지만 구글은 모든 기업가치를 지주회사 알파벳에 집중시키고 있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특정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별도 상장하면 모회사와 자회사의 주주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고, 의사결정 속도는 느려진다.


남다른 메리츠..."하버드 경영대학원 교과서같은 주주환원" 한국에서도 가능하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전일 기업 설명회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애널리스트 질문에 즉문즉답을 했다는 사실과 메리츠금융그룹의 미래에 대한 답변 하나하나가 '경영학 교과서'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이 오너의 승계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밝힌 부분은 오너가 제왕적 권력을 누리는 한국적 기업 문화에서 파격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월급쟁이 CEO가 오너의 승계를 거론하는 것은 한국적 기업문화에서 역린을 건드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
특히 김 부회장은 이번 100% 자회사화 결정을 '자본 재분배(Capital Reallocation)의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서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자회사의 별도 상장으로 빠른 의사결정이 불가능했고 이는 효율적인 자본 재분배에 걸림돌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강의한 윌리엄 손다이크는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CEO는 '자본 재분배'에 뛰어났다"고 분석했다. 가장 뛰어난 CEO들은 "자본 재분을 통해 기업의 주당가치(EPS)를 높이는 것"에 집중했고 분권화된 조직운영과 자사주 매입, 과감하고 인내심있는 M&A를 단행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고 업계의 질투를 유발할만큼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며 자본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등극했다.

업계의 한 펀드매니저는 "이번 메리츠금융지주의 결정이 한국 지주회사 디스카운트(할인) 해소의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며 "600조원을 자사주 매입에 쏟아붓는 애플같은 기업이 한국에서도 곧 탄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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