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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들여 '호텔'까지 산다는 교육청…'돈 흥청망청'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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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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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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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쌈짓돈 된 교육청 예산(上·끝)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 들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이다. 교육청 예산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교육교부금은 그동안 숱한 개편 논의가 있었지만 실제로 반영되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교육교부금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선심성 예산이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개편 필요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실상 '쌈짓돈'처럼 운영되는 교육청 예산을 따져보고,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도 짚어봤다.


현금 뿌리고 호텔까지 산다는 교육청…돈이 남아돈다?


①내년도 17개 시·도교육청 예산안 살펴보니

200억 들여 '호텔'까지 산다는 교육청…'돈 흥청망청' 어떻게?

교육청의 선심성 예산 편성이 도를 넘고 있다. 노트북 등 스마트기기를 지급하는 교육청이 늘었고 입학준비금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수학여행비 지원 역시 보편화하는 추세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최근 1~2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심지어 다른 지역 호텔을 사서 학생들의 수학여행 숙소로 활용하겠다는 교육청까지 등장했다. 일부 교육청은 전자칠판 사업, 학생 교통비 지원 등 신규사업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이들 선심성 예산이 교육청의 칸막이에 갇혀 있고, 예산 편성 기준도 자의적이라는 점이다.

머니투데이가 22일 17개 시·도교육청의 내년도 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을 전수조사한 결과, 내년도 전체 교육청 세출예산은 본예산을 기준으로 올해 대비 14조7288억원(17.8%) 늘어난 97조4187억원이다. 각 교육청은 최근 시·도의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했다.

교육청 세입예산의 대부분은 교육교부금이다. 교육청 예산은 내국세에 연동한 교육교부금이 늘어나자 급증했다. 내년 중앙정부의 예산 증가율(정부안) 5.2%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각 교육청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늘어난 예산의 상당부분을 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에 투입했지만 '넘치는 곳간'의 민낯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호텔을 사고 건물을 짓겠다는 교육청

울산시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안에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 예산 200억원을 편성했다. 울산시교육청의 교육비특별회계 세출예산안을 보면,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 관련 예산은 건물매입비 114억3860만원, 부지매입비 74억6127만원 등이 편성됐다.

제주에 있는 건물을 매입해 학생들의 수학여행 숙박장소 등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울산시교육청의 계획이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은 지난 18일 울산시의회에 나와 "학생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의 숙박장소로 활용할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에 200억원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은 울산시교육청이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도 반영했던 사업이다. 당시 제주 도두일동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한 호텔을 매입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시의회의 제동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여기에 경상남도교육청의 경남진로교육원 설립 및 의령교육지원청 이전(1136억원), 부산시교육청의 부산학력개발원 운영(358억원), 경기도교육청의 경기도북부유아체험교육원 설립(124억원) 등 인프라 예산이 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됐다.

◇'학생 입학지원금'에 '교직원 출산지원금'도 주는 교육청

교육청 차원에서 지급하는 입학지원금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중·고등학교 신입생에게 1인당 30만원의 입학지원금을 줬다.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신입생(1인당 20만원)으로 대상을 넓혔다. 내년도 서울시교육청 예산안에 반영된 입학지원금 예산은 578억원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초등학교 신입생 10만원, 중·고등학교 신입생 25만원의 입학지원금을 주고 있다. 경상북도교육청도 중·고등학교 신입생과 초등학교 3학년에게 진학지원금 명목으로 1인당 20만원을 지급했다.

내년에는 인천시교육청이 입학지원금 사업에 동참한다. 초등학교 신입생에게 1인당 20만원의 입학지원금을 지급하는 예산 53억원을 편성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비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 15억원도 책정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올해부터 전남에서 출생등록 후 1년 이상 거주하면 100만~200만원의 출산지원비를 추가 지급하고 있다. 교복비와 수학여행비는 상당수 교육청에서 이미 지원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내년부터 1인당 7만원의 졸업앨범비를 준다.

◇노트북 지급이 일상이 된 교육청

노트북 등 스마트기기 지급은 교육청의 기본 예산으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스마트기기를 지급하는 '디벗' 사업의 대상을 현행 중학교 1학년에서 내년에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으로 확대한다. 전자칠판 설치 사업도 마찬가지다.

인천시교육청은 내년에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노트북을 단계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예산 1029억원을 책정했다. 경상남도교육청도 교원용 스마트 단말기와 전자칠판 등 학교 정보화기기 보급 확대를 위해 849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교육청의 선심성 예산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교육교부금 증가추세와 맞물린다. 2020년 결산기준 53조5431억원이었던 교육교부금은 올해 추경과 세계잉여금 정산분까지 포함할 경우 81조2975억원까지 늘었다. 교육교부금은 교육청만 쓸 수 있는 돈이다.

감사원과 국무총리실은 교육청의 선심성 예산이 늘자 감사와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교육청이 남아 도는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독립성을 얘기하면서 지출을 무분별하게 남발하는 경향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청의 선심성 예산이 교부교부금 개편 논의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선출직 교육감들이 리더십을 발휘해 재정을 아껴써야 하는데 재정부담에 대한 고려는 없고 현 세대의 이기심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형은 등록금에 발버둥 칠 때 동생은 스마트기기·수학여행 펑펑


②고등교육 특별회계 신설안 정기국회 쟁점으로 부상

200억 들여 '호텔'까지 산다는 교육청…'돈 흥청망청' 어떻게?

지난 15일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차관이 공동으로 '고등·평생교육 재정 확충방향'을 발표했다. 정부에서 구상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 개편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 때마다 엇갈리는 목소리를 냈던 기재부와 교육부에서 한 목소리가 나온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만큼 교육교부금을 개편해야 한다는 총론에선 부처 내 이견이 없다는 얘기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개편방향이 교육청 예산을 일부 떼 대학에 넘기는 것이기 때문에 대학들도 환영하고 있다. 반면 예산을 일부 뺏기게 된 교육청은 크게 반발하는 구도다. 이해관계가 여전히 엇갈리지만 개편 논의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고등교육 특별회계 정기국회 문턱 넘을까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이하 특별회계) 신설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특별회계 신설법안은 정부에서 구상하고 여당이 대표발의했다. 대학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주머니'를 만들자는 것인데, 재원은 기존 교육교부금에 가져온다.

현행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의 일부로 조성한다. 내국세에 연동된 교육교부금은 지금까지 유·초·중등을 관할하는 교육청만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내국세 수입의 호조로 교육교부금이 급증했다. 올해 교육교부금은 추가경정예산과 세계잉여금 정산분까지 포함할 경우 지난해보다 20조9604억원 늘어난 81조2975억원이다.

그동안 교육청의 상황이 마냥 좋았던 것은 아니다. 빚을 내 살림을 살았던 교육청도 있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교육부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교육청의 지방채는 12조1000억 규모였다. 하지만 최근 교육교부금이 급증했고 '빚잔치'를 어느 정도 끝내면서 지난해 교육청의 지방채는 4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여기에 일종의 비상금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청의 통합재정안정화기금도 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에 교육청의 재정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입학준비금, 수학여행비 등 선심성 예산까지 줄줄이 편성되고 있고 스마트기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교육청도 늘고 있다.

반면 대학들은 10년 이상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특별회계를 신설하고자 하는 이유다. 정부에서 구상하는 방식은 교육교부금 재원 중 일부인 교육세 중 내년 기준 약 3조원을 특별회계에 편입하는 것이다. 동생들 돈을 형들에게 준다는 '프레임'도 여기에서 나왔다.
200억 들여 '호텔'까지 산다는 교육청…'돈 흥청망청' 어떻게?

◇교육청과 대학단체의 '장외전'

대척점에 있는 교육청과 대학단체들은 장외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전날(21일) 고등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법률 제정 호소문을 발표하고 "대학이 처한 재정위기 상황은 대학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대학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교육교부금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교육감 특별위원회는 지난 15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교육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고 있는 이 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유·초·중등 예산을 떼어내어 나누는 방식은 우리나라 교육 전체를 퇴보시킬 수 있는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별회계 신설을 위해선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국회 의석수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 야당은 정부의 특별회계 신설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날 진행될 공청회에서 의견 수렴이 이뤄지겠지만, 현재로선 법안 통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정기국회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것도 사실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등교육 특별회계는 교육교부금이 과도하기 때문에 그걸 가져오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데 그렇게 접근하면 한계가 있다"며 "특별한 정책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특별회계가 아니라 돈을 만들어놓고 써야 할 곳을 정하는 것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생은 줄어들고 돈 넘쳐나…'교육교부금' 교육부 마저 개편 목소리


③교육청 예산의 토대 '교육재정교부금' 뭐길래

200억 들여 '호텔'까지 산다는 교육청…'돈 흥청망청' 어떻게?

'해당 연도 내국세 총액의 1만분의 2079'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3조가 규정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의 재원이다. 내국세의 20.79%를 교육교부금에 투입한다는 의미다. 이 한 줄의 문구는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지녔다. 세입 상황에 따라 교육교부금에 결손이 발생할 수도, 넘치는 돈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쌓일 수도 있다.

교육교부금법은 1971년 의무교육재정교부금법과 지방교육교부세법을 통·폐합해 만들었다. 1972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교육교부금의 최초 법정교부율은 내국세 총액의 12.98%였다.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자 1980년 교육세가 부활했다. 현행 교육교부금의 토대가 사실상 이 때 완성됐다.

교육교부금의 법정교부율은 꾸준히 우상향됐다. 2005년 19.4%였던 교육교부금의 법정교부율은 2008년 20%, 2010년 20.27%, 2019년 20.46%로 올랐다. 2020년에는 현행 법정교부율인 20.79%가 정착됐다. 법정교부율이 늘어난 건 정부가 국세의 비중을 줄이고 지방세의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재정분권에 따른 보완책이었다.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는 꾸준히 이뤄졌다. 박근혜 정부 당시 누리과정 논란이 벌어졌을 때도 교육교부금을 둘러싼 갈등이 심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교육교부금 체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논리도 있었다. 통상 기획재정부가 '공격'하고 교육부에서 '방어'하는 형태였다. 이번에도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를 시작한 건 기재부였다.

기재부는 지난해부터 내국세에 연동된 교육교부금 체계 자체를 바꾸는 방안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마침 교육교부금이 급증하던 시기였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들어간 교육교부금만 6조원 이상이었다. 이 같은 기조는 이어져 지난해 총 60조3371억원이었던 교육교부금은 올해 81조2975억원으로 늘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에 연동한 교육교부금 개편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올해 초만 해도 기재부, KDI 등의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에 반대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대학 정책의 자율성과 지원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교육부의 기조가 바뀌었다. 교육부와 기재부는 교육교부금 중 일부를 떼 대학에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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