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과잉진료 방지 마지막퍼즐, 첩약처방 기준 마련 해 넘기나

일부 한방병원들의 자동차사고 환자 과잉진료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국토교통부가 준비 중인 관련 고시 개정안 시행에 관심이 모아진다. 보험업계는 한방 첩약과 약침처방 수가 기준이 개정돼야 한방 과잉진료가 실효성 있게 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국토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의계, 손해보험 업계와 함께 '자동차보험 한방진료수가 개선 관련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방첩약과 약침처방 수가 기준이 논의됐지만 한의계가 반대했다.

한방진료는 최근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올리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보험사들은 수가 기준이 명확히 정해지 있지 않아 경상환자들의 진료비를 증가시켜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를 발생시킨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심평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비 총 2조3916억원 중 한방진료비가 1조3066억원(54.6%)으로 처음으로 양방 진료비를 넘어섰다. 2016년까지만 해도 한방 진료비는 4598억원, 전체의 27.7% 수준이었다. 진료비 규모로만 보면 양방은 거의 그대로인 반면 한방 진료비는 184% 늘었다.

수가 기준이 상대적으로 명확하지 않다 보니 유사한 목적과 유사한 효과의 한방진료 항목을 동시에 시행해도 보험금을 삭감할 근거가 없다는 게 보험업계 의견이다. 자동차보험은 배상책임보험이라 진료비 내의 급여·비급여 치료가 모두 보상된다.


국토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용역에 착수했고, 최근 과잉 한방진료 방지책들을 내놓고 있다. 우선 한의원 호화병실 입원 제한이 지난 14일부터 시행됐다. 일반병실이 없을 경우 상급병실을 쓸 수 있게 한 기준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만 적용키로 했다. 일부 소규모 한의원들이 일반병실 없이 호텔급 상급병실만 운영하고 보험금을 과잉 청구하게 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상급 호화병실 제한 기준은 마련됐지만 한방첩약과 약침처방 기준 마련은 한의계의 반대로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는 1회 최대 한도인 10일치 첩약 일수를 줄이고, 경상환자 약침처방 횟수에 한도를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의계는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험업계는 한방첩약 침 약침처방 기준도 예정대로 내년 1월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초 국토부는 2021년 9월 '자동차보험 제도개선방안'을 통해 첩약 등 한방 진료수가 개정과 시행시기를 2023년으로 얘기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12월에 관련 2차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서로의 입장이 있고 개정에 따르는 절차가 있어 단시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