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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가보니 소인이 된 기분...공대녀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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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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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2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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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걸스데이] 졸업생 3인 인터뷰

여학생의 이공계 진학과 산업현장 진출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K-걸스데이 졸업생 최혜인, 남모경, 박채연씨(왼쪽부터)가 지난달 경기 안양 모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K-걸스데이(K-Girls' Day) 운영사무국
여학생의 이공계 진학과 산업현장 진출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K-걸스데이 졸업생 최혜인, 남모경, 박채연씨(왼쪽부터)가 지난달 경기 안양 모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K-걸스데이(K-Girls' Day) 운영사무국
"그 전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을 지나만 갔을 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직접 공장에 들어가 보니 그동안 소인국에 살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전까진 순수 이학 쪽만 생각했었는데 공학 전공도 괜찮다는 생각을 처음 했어요."

경기 소재 한 제약회사 품질보증(QA)팀에서 일하고 있는 박채연씨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교실 앞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보고 우연히 'K-걸스데이'(K-Girls' Day)에 참가했다. 막연하게 이공계에서 순수 학문 쪽만 생각했던 박씨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자동차 생산공장인 현대차 울산공장을 견학한 뒤 '공학도'의 꿈이 생겼다고 한다.

여학생의 이공계열 진학과 산업현장 진출을 위한 기술체험 프로그램인 'K-걸스데이'가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면서 박씨와 같이 'K-걸스데이'를 거쳐 이공계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졸업생이 배출되기 시작했다. 머니투데이는 지난달 경기도 안양에서 'K-걸스' 졸업생들을 만나봤다.

박씨가 울산 학성여고 재학 시절 참여한 프로그램은 2014년 제1회 K-걸스데이였다. K-걸스데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연구원(KIAT)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매년 고등학교와 기업을 연결해 여학생들에게 산업현장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여성 이공계 선배와의 멘토링을 통해 여성의 이공계 진출 장벽을 허물고 있다. 박씨는 K-걸스데이 프로그램을 통해 같은 지역에 위치한 현대차 울산 공장을 견학했다. 그는 "살면서 그렇게 큰 장소는 처음 들어가봤다"며 "내가 굉장히 작아진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박씨는 "근처에 살아도 한번 들어가 보지 못했던 공장인데 직접 들어가 보니 마음의 벽이 허물어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미디어를 보면 엔지니어는 대부분 남성으로 나오니까 무의식 중에 산업현장은 남성의 몫이라고 생각했었다"며 "실제 공장을 보니 이런 일을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이후 건국대 생명공학과에 진학해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에 취직했다. 지금은 안산 소재 제약회사에서 제품의 품질보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여학생의 이공계 진출을 위한 산업현장 체험프로그램 'K-걸스데이' 7기에 참여했던 졸업생 남모경씨가 지난달 경기 안양 모처에서 진행한인터뷰에서 K-걸스데이 경험을 설명했다. /사진=김훈남
여학생의 이공계 진출을 위한 산업현장 체험프로그램 'K-걸스데이' 7기에 참여했던 졸업생 남모경씨가 지난달 경기 안양 모처에서 진행한인터뷰에서 K-걸스데이 경험을 설명했다. /사진=김훈남

고등학교 동창으로서 나란히 21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한 남모경씨와 최혜인씨는 경기 안양 양명여고 시절 제7회 K-걸스데이를 접했다. 학교의 진로상담 교사로부터 "실제 산업현장에 가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란 설명을 듣고 참여를 결심했다고 한다.

남씨는 "현장에서 해당 직군 종사자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최씨는 "대학생이나 직장인 선배들을 보며 신기해하던 중 K-걸스데이 프로그램 공고를 보게 됐다"고 참여동기를 설명했다.

두 여고생은 인천국제공항의 아시아나항공 정비창을 견학했다. 그곳에서 아시아나항공 최초의 여성 정비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남씨는 "(여성 가운데) 아무도 안 해본 분야를 직접 개척한 스토리가 기억에 남았다"면서 "원래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게 좋아서 이과 계열에 진학했는데, 정비사분의 이야기를 듣고 '이쪽으로 갈까' 살짝 흔들렸다"며 웃었다.

최씨는 "보통 고등학교에는 입시에 관한 정보만 있고 (대학) 졸업 후 어떤 일을 하는지 관심이 별로 없다"며 "산업현장에 가면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박씨도 "꼭 본인이 바라보고 있는 분야가 아니더라도 현장을 가보는 게 경험 차원에서 좋다"며 "자기도 모르게 막아놨던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거들었다.

남씨와 최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각각 국민대 바이오발효융합학과와 성신여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2학년생인 두 사람은 K-걸스데이 선배인 박씨를 만나자 자연스레 이공계 진로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다. 박씨도 마치 같은 학교 후배를 대하듯 멘토를 자처하며 친절하게 제약업계 취업에 성공한 경험과 이직 경험, 필요한 소양 등을 설명해줬다.

여학생의 이공계 진출을 위한 산업현장 체험프로그램 'K-걸스데이' 7기에 참여했던 졸업생 최혜인씨가 지난달 경기 안양 모처에서 진행한인터뷰에서 K-걸스데이 경험을 설명했다. /사진=김훈남
여학생의 이공계 진출을 위한 산업현장 체험프로그램 'K-걸스데이' 7기에 참여했던 졸업생 최혜인씨가 지난달 경기 안양 모처에서 진행한인터뷰에서 K-걸스데이 경험을 설명했다. /사진=김훈남

최씨는 "여대에선 공과대학이 생긴 지 얼마 안 됐다"며 "성신여대의 컴퓨터공학과도 이전까지 정보학과에 속해있다가 2016년도쯤 공대로 전환해 현직에 대해 경험이나 노하우를 얘기해줄 선배가 부족하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박씨는 "취업하고자 하는 회사나 직무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에서는 입사 원서를 쓰기도 쉽지 않다"며 "관심있는 직무에 관한 정보가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산업과 관련 전공 등을 알려주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K-걸스데이 참여를 고등학교 후배들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선 세 사람 모두 흔쾌히 "그렇다"고 입을 모았다. 박씨는 "K-걸스데이를 통해 견학할 수 있는 산업현장 체험은 관련 전공을 공부하는 사람도 한 번 해보기 어려운 경험"이라며 "K-걸스데이를 통해 매칭되는 현장이 관심사와 거리가 있어도 길게 보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공대는 막연하게 어려운 전공이라는 생각이 들기 쉬운데 현장에 가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새로운 경험은 많이 쌓으면 쌓을수록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여학생의 이공계 진학과 산업현장 진출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K-걸스데이 졸업생 최혜인, 남모경, 박채연씨(왼쪽부터)가 지난달 경기 안양 모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K-걸스데이(K-Girls' Day) 운영사무국
여학생의 이공계 진학과 산업현장 진출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K-걸스데이 졸업생 최혜인, 남모경, 박채연씨(왼쪽부터)가 지난달 경기 안양 모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K-걸스데이(K-Girls' Day) 운영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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