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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는 중국 [특파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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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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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25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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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의 상하이방과 후진타오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세력 중 어느 한쪽이 2007년 차기 최고 권력 자리를 양보했다면, 무명의 시진핑이 신데렐라로 등장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중국은 어떤 모습일까. 베이징 거주민으로서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봉쇄 수위를 바라보며 이런 가정을 요즘 자주 한다.

두 세력의 충돌 끝에 어느 당파에도 속하지 않았던 시진핑 상하이시 당서기는 그해 상무위원으로 발탁되고 5년 뒤인 2012년 최고 권력자로 우뚝 섰다.

그는 권력을 움켜쥐자마자 반부패 운동으로 상하이방 핵심들을 줄줄이 숙청하고 이번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리커창, 왕양, 후춘화 등 공청단 출신 거물들을 중앙 정치 무대에서 몰아내면서 명실상부한 1인 시대를 열었다.

시자쥔(시진핑 측근들)이 득세하는 중국은 더 이상 집단지도체제를 자랑거리로 삼아온 공산당 국가가 아니다.

불과 한 달 전 당대회 기사를 쓸 때 일련의 사태들은 해석의 영역일 뿐이었다. 그러나 현재 베이징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지배구조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사실'이며 '생생한 체험'이다.

방역 완화, 이른바 '20개 조치'가 무색하게도 베이징은 반봉쇄 상태다. '제로 코로나'라는 방역 헌법 앞에 시행령(20개 조치) 따위는 헛구호에 불과하다. 매일 '어디가 봉쇄됐다더라'는 소식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전해진다. 확진자나 밀접 접촉자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경우 동 단위 봉쇄에서 단지 봉쇄로 전환됐다. 5~6월 베이징 봉쇄 때로 돌아간 것이다.

2개월간 상하이가 완전히 봉쇄됐을 때,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리커창 총리가 지방 정부 관리들을 향해 제로 코로나에 매몰되지 말고 경제도 좀 돌보라고 틈날 때마다 호소하던 장면들에서 공산당 지도부 내 힘의 균형이 어느 정도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 10월 당대회에서 시 주석 장기 집권이 완성돼도 최소한의 세력 간 균형은 존속하고 정치 이벤트가 끝난 만큼 방역은 다소간 완화될 거라는 소박한 믿음이 있었다.

한 달 만에 믿음은 산산이 조각났다. 마오쩌둥의 대약진, 문화대혁명 같은 대재앙을 거쳐 덩샤오핑이 구축한 집단지도체제는 옛말이 됐다. 시 주석 의사결정이 곧 중국의 의사결정이다.

덜떨어진 지도자가 포퓰리즘에 기대 나라를 망칠 수 있는 서구식 민주주의와 숙련된 공산당 엘리트들이 서로 경쟁하며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는 중국식 사회주의 중 무엇이 낫냐는 주장은 유효기간이 다해가는 모습이다.

그 뚜렷한 징후는 산발적 저항이다. 4~5월 봉쇄 때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상하이 시민들의 소규모 시위는 이제 중국 여기저기서 일상이 됐다. 사회 통제 수단으로서 봉쇄 강도를 높인다는 해석이 그럴듯하게 들릴 지경이다.

개혁개방 이후 지금까지 익숙했던 중국의 모습은 빠르게 지워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중국 경제에 신세를 져야 하는 세계는 꽤 오랜 기간 중국 경제 회복 기대를 접어야 할 것 같다.

산으로 가는 중국 [특파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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