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학교 급식 어떻게?..비정규직 파업에 교육현장 '비상'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24일 서울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로 어린이들이 등교하고 있다. 학교 급식조리사와 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는 25일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학교 곳곳에서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 등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2.11.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급식 파업한다고 알리미에 떴네요. 빵과 우유, 귤, 에너지바 대체메뉴라는데, 도시락 싸야할듯 싶습니다."
"저희 아이 학교도 급식 파업한다고 빵이랑 주스로 대체한대요. 알러지 있는 친구들은 개인 도시락 지참하라고 알림장 왔네요."

노동계가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교육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학교 급식 등에 종사하는 학교 비정규직(교육 공무직)도 총파업을 예고하면서다. 급식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교육당국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가 오는 25일 단일 임금체계 도입과 정규직과의 차별해소, 급식실 폐암 등에 대한 종합대책을 요구하는 파업에 나선다. 학비연대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뭉친 단체로, 조리와 특수교육, 초등돌봄 같은 일선 교육실무를 담당하는 교육공무직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파업엔 전국적으로 8만여명이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 급식제공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당장 서울시교육청만 해도 산하 기관과 각급 학교 등에 근무하는 2만2000여명의 교육공무직 중 5500여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들은 지난 21일 긴급회의를 여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일단 유치원과 초등학교 돌봄에 교직원들을 최대한 투입해 교육공백을 최소화한단 방침이다. 다만 급식의 경우 조리실무사 비중 등을 감안할 때 파업인원이 많을 경우 학생들이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식단 간소화나 빵·우유 같은 대체식 제공, 도시락 지참을 방안으로 내세웠다. 또 교육지원청과 공동으로 대책상황실을 운영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키로 했다. 교육청 측은 "현재 대체급식을 하는 학교들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도 일선 학교에 간편식 제공이나 도시락 대체를 안내하고 있다. 전체 산하 학교와 기관 중 절반 이상이 파업에 참가하는 울산시교육청도 간편식이나 도시락으로 대체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단축수업 등 학사일정을 조정할 수 있도록 방침을 세웠다.

교육당국에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파업도 25일 하루에 그칠 예정이지만 학부모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언제 또 파업이 재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다. 도시락을 싸야할 지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지역 한 학부모는 "하루정도 도시락은 싸줄 수 있다"면서도 "아이들에게 피해는 안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상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경남교총)은 지난 22일 "해마다 되풀이되는 교육공무직 등의 파업 투쟁으로 급식공백, 돌봄공백을 감내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파업권이 보호되어야 하는 만큼 학생들의 학습, 돌봄, 건강권도 보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