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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지훈, 대중 마음 속에 새롭게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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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수진 기자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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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2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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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사진제공=웨이브
박지훈, 사진제공=웨이브
여전히 앳된 얼굴이었지만 눈빛에선 이전보다 더한 깊이가 느껴졌다. 올망졸망한 이목구비 사이로 눈빛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주변 공기를 달리할 만큼 여러 감정들이 중첩돼 있었다. 마냥 귀엽기만하던 '저장남' 박지훈은 이제 과거로 흘려보내야 할 때가 된 듯했다. 열아홉의 나이에 국민 프로듀서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으로 활동했던 박지훈이 이제 배우의 이름으로 대중의 뇌리에 새롭게 저장됐다.


아역배우 출신인 박지훈은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하던 '저장남'의 이미지를 단 한 작품을 통해 리셋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낯선 얼굴, 그래서 지금 박지훈의 모습에 더한 흥미를 갖게 만든다. 바로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이하 '약한영웅', 연출 및 극본 유수민)의 연시은이다. 박지훈 스스로도 "사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은 부분도 있었어요. 제 인생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거든요. 그만큼 무섭게 준비했고요"라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의 뜻대로 '약한영웅'을 통해 박지훈은 배우라는 타이틀로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진하게 증명했다.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범석(홍경)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다. 박지훈은 극중 공부 외에는 관심이 없던 모범생 연시은을 연기했다. 시은은 타고난 두뇌와 주변 사물을 활용해 전략적으로 폭력에 맞서며 약한영웅이 되어가는 인물이다. '약한영웅'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주요 캐릭터. 극중에서 가장 여러 감정을 중첩하며 액션의 카타르시스와 감정신의 절절함을 자아내 시청자들의 심장을 쥐락펴락 움직인다 냉정한 얼굴 속에 서려 있는 분노, 친구들과 우정을 쌓아가며 변해가는 눈빛의 온도가 무거운 감상을 이끌었다.


시은의 다면적인 모습은 박지훈과 만나 더욱 빛을 발했다. 기존의 귀엽던 이미지에서 비릿한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약한영웅'의 가장 큰 반전과 흥미를 유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은 그를 향해 찬사를 쏟아내고 있고, 언론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인정받고 싶었다는 그의 단단한 발언처럼 집념이 빚어낸 노력의 결과다. 그렇게 박지훈은 자신의 이름 석자를 대중 앞에 다시 썼다.


박지훈, 사진제공=웨이브
박지훈, 사진제공=웨이브


'약한영웅'과 어떻게 연을 맺게 됐나요?


"유수민 감독님이 절 추천하셨다고 들었어요. KBS2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서 제 눈빛 연기가 인상적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저도 힘을 받아서 연시은이라는 인물에 도전하게 됐죠. 또 작품이 재밌다고 느껴진 이유가 체구는 왜소한데 부당한 폭력 앞아서 물러서지 않고 도구를 이용해 맞선다는 점도 흥미롭고 신선했어요."


대사보단 눈빛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했던 캐릭터였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상황에 몰입하다 보니까 연기하는데 있어서는 크게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눈빛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하다 보니까 체력적인 소모가 컸어요. 눈빛으로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의외로 체력적으로 힘들더라고요. 촬영이 끝나면 집에 가서 바로 기절하는 일이 많았어요."


연시은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구축하려고 했나요?


"8회 엔딩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오마주했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액션도 시은이가 냉철한 표정을 유지하면서 싸움을 한다는 것 자체가 비슷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시은이라는 인물이 냉철함을 유지하면서 싸우면 더 큰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표정부터 '나 화났어' '나 무서운 사람이야'라고 보여주는 동적인 것보다 무표정이 더 큰 무서움을 안겨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감독님과 사전에 상의해서 만들어갔죠."


인물의 디테일은 어떻게 만들어갔나요?


"시은이는 항상 100점을 받고 상을 받는 게 일상이에요. 그 일상이 나쁜 친구에 의해서 깨져버린 거잖아요. 저도 박지훈이라는 사람으로서 완벽하게 계획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해야 할 일에 대한 계획이 흐트러지면 예민해지거든요. 그런 감정들과 비교하다보니 시은이가 느낀 분노를 충분히 느끼면서 연기할 수 있었어요."


촬영 끝내고 집에 가서 기절했다고 하니 치열했던 현장이었을 듯해요.


"이번 작품 찍으면서 쉬웠던 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이때까지 작품들은 대사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처음으로 대사가 거의 없고 눈으로 이야기하는 친구였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통해 장면과 상황을 시청자들에게 납득시켜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노력을 많이 했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8회에서 범석이에게 '우리 다 친했잖아'라고 말하면서 밀치지만 차마 때리지는 못했던, 그때의 일그러진 표정에서 많은 감정을 담았어요. 그 부분이 무척 만족스러웠어요"


박지훈, 사진제공=웨이브
박지훈, 사진제공=웨이브


눈빛 연기에 대한 호평이 자자해요.


"그런 연기를 위한 1차원적인 조건은 상황의 집중 같아요. 운동을 살짝 해봐서 알지만 스파링할 때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면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기억이 안 나거든요. 상황에 몰입해서 연기하다 보니까 어떻게 연기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요. 모니터링 하면서 '내가 이런 얼굴을 했구나'라는 놀라움이 들더라고요. 눈빛 연기를 잘하기 위한 방법이나 답은 없고 그저 상황에 집중하는 거죠."


아역배우로 시작해 가수로 더 많이 알려진 상황이잖아요. 연시은이 배우로서의 갈증을 해소해준 인물일 것 같아요.


"사실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약한영웅'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였어요. 그만큼 저도 무섭게 준비했고요. 정말 시은이처럼 독기 있게 준비했어요. 이전 작품들도 열심히 안 한 건 아니지만 '약한영웅'을 촬영할 때 감독님과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캐릭터 구축을 열심히 했어요. 마냥 무겁지만은 않은 친구로 만들면서도 어떻게 진중한 느낌을 이끌어낼 것인지를 연구를 많이 했죠."


배우로서 새롭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던 듯 싶어요.


"가수라는 역할이 계단이 되어줬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비단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로 굳혀지기보다는 배우 이미지를 갖고 싶었던 것도 맞고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아이돌의 면모는 그래도 충분히 보여드렸다고 생각해요. 원래 꿈은 배우였어요. 그런데 가수를 하면서 제가 알려진 이미지가 귀엽게 굳혀졌잖아요. 이번 작품에 대한 반응을 서치하면서 댓글을 봤는데 '박지훈한테 이런 눈빛이 있었냐'라는 글을 많이 봤어요. 작품을 찍으면서 제일 보여드리고 싶었던 건 저라는 사람에게도 무섭고 진중한 면이 있다는 부분이었어요. 그런 모습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요. 사실 배우로서 인정 욕구가 고팠던 것도 맞고요."


작품 안에서 순간순간 비쳐지는 모습이 실제 본인의 마음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시은이의 외로움을 작품 안에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 외로움을 저라는 사람에게 투영해서 찾았을 때 무엇이 있을까 대립해 보니까 워너원 활동 당시 함께했던 11명의 멤버들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때 함께였잖아요. 가족들보다 더 오래 시간을 공유하면서 피, 땀, 눈빛을 나눴다가 헤어진 후 솔로 활동을 하면서 드는 그리운 감정들이요. 마음 속 문제들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동료들이 없다보니까 사실은 외로움을 많이 느꼈어요. 이 외로움이 시은이와 많이 비슷하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보면 시은이가 저와 비슷한 면을 많이 가진 친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열 아홉살 때부터 가수와 배우 활동을 오가며 쉬지 않고 일했어요. 그렇게까지 열심히 살아올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인가요?


"팬과 가족 덕분 같아요. 부모님이 뒷바라지를 정말 많이 해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멘털이 흔들리지 않고 계속 열심히 할 수 있었죠. 어머니, 아버지도 저렇게 저 하나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고 제 꿈을 이뤄주시려고 하는데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연습생 때부터 잠을 못 자가면서 독기 있게 열심히 연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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