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조 대상된 대검 "황당하고 어이없다"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대상에 대검찰청이 포함된 것을 두고 대검 내부에서는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검 조사를 통해 참사 당시 경찰의 마약 수사 인력 배치를 들어다보겠단 취지인데 경찰이 독자적으로 운용하는 인력 문제를 대검에 물어보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게 검찰의 주된 분위기다.

국회는 지난 24일 논의 끝에 대검 마약 수사 부서로 조사대상을 한정하는 선에서 국정조사 계획을 합의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마약 수사 관련 경찰 인력 배치 문제가 어떻게 됐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며 "대검이 실질적으로 수사를 딜(deal)하고 있기 때문에 대검을 통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봤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에서는 대검을 상대로 조사할 이유도, 조사할 수 있는 내용도 없다고 본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검찰은 마약 소지나 투약 등에 대한 직접 수사가 불가능하고 경찰 수사를 지휘할 수도 없다. 단순 마약사범에 대한 수사는 경찰의 독자적 판단하에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경찰 내부에서도 마약수사 인력과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경비 인력은 별도로 운영된다. 당시 인파를 통제하기 위한 인력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은 것과 마약수사는 연관성이 없다는 의미다.

야권이 비판한 검찰의 '마약과의 전쟁'도 경찰 인력과는 무관하다. 대검은 지난달 14일 전국 4개 검찰청에 유관기관 전문인력이 참여하는 마약범죄특별수사팀을 개설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검이 추진 중인 수사팀은 유통단계에서 마약사범을 검거하는 것이 목표다. 관세청·국가정보원·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전문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며 유통 이후 소지나 투약을 수사하는 경찰 인력은 수사팀에 포함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정조사 대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대검이 국정조사 대상이 됐던 사례를 검토하고는 있지만 대검과 연관성이 없는 이번 사안에서 할 수 있는 답변이 없어서다. 수도권의 한 검찰 간부는 "참사 당일 경찰 배치를 규명한다고 하는데 대검이 경찰 인력 운용을 어떻게 아느냐"며 "검찰이 무슨 답변을 준비할 수 있는지, 제출할 수 있는 자료는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도 24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전 '대검이 국정조사 기관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검이) 왜 들어가야 하느냐. 뭘 물어봐야 하냐"고 답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은 마약수사가 이태원 참사의 배경인 것처럼 말하면서 그 배후가 저라고 했는데 왜 저는 (조사 대상에서) 뺐느냐. 법무부는 빼고 수사 지휘권 없는 검찰을 넣는 건 이해가 안 된다"며 "국민들이 정략적 접근이라고 비판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