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日 첫승에 대표팀 표정 굳어"…벤투 한마디에 분위기 반전

(알라이얀(카타르)=뉴스1) 이광호 기자 = 이재성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볼다툼을 하고 있다. 2022.11.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축구 국가대표 이재성이 카타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의 선전을 보며 압박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재성은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카타르에서 전하는 나의 월드컵 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이재성이 카타르에 입성한 지난 14일부터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린 24일까지 틈틈이 쓴 일기를 모아 정리한 것이다.

이재성은 먼저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을 보며 4년 전 대회에서 부진했던 대표팀이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카타르가 이 대회를 위해 몇 년씩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월드컵을 위해 리그도 포기하고 합숙하면서 준비했다. 많이 기대했을 텐데 3분 만에 실점했다"며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긴 했지만 이후 상대에 말려들어 가는 것을 보며 남 일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도 그렇고, 아시아 팀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하나도 못 보여주고 지는 것을 보며 감정 이입이 됐다. 우리도 그랬던 적이 있으니까. 4년 전 우리가 딱 그랬다. 아무것도 못 보여주고 뒤쫓기만 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와 일본의 선전에 대해서는 자신감과 부담감이 교차했다고 한다. 특히 라이벌인 일본이 '거함' 독일을 잡은 것에는 "마음의 짐이 하나 더 늘어간 기분"이라며 "경기가 다가올수록 긴장감이 생기는데 일본이 이기니까 더 긴장됐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라이벌인 나라니까"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마 우리 동료들도 다 나와 비슷했을 것이다. 즐겁던 선수들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진 게 느껴졌다. 우리의 마음이 알게 모르게 더 무거워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알라이얀(카타르)=뉴스1) 이동해 기자 =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27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질의를 듣고 있다. 2022.11.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라앉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린 건 파울루 벤투 감독이었다고 한다. 벤투 감독은 "첫 경기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라. 두 번째, 세 번째 경기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고, 첫 경기가 마지막 경기도 아니니 조금만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고 조언했다고 이재성은 전했다.

이재성은 "이런 감독님의 말씀은 우리한테 정말 중요하다. 경기를 앞둔 우리에게, 오직 이 훈련장과 호텔과 경기장이 세상의 전부인 우리에게 누군가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영향을 크게 미친다. 그래서 참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한국은 이날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1무(승점 1)로 공동 2위, 가나는 1패(승점 0)로 4위다. 한국이 가나를 꺾으면 1승 1무(승점 4)로 16강행에 청신호가 켜진다.

조 1~2위가 16강에 진출하는데, 통상 승점 4를 16강행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승점 4도 안심할 수는 없다. 조 1위 포르투갈이 공동 2위 우루과이에 패하게 되면 최종전까지 지켜봐야 한다.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대결은 19일 오전 4시 열린다.